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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공무원 시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 공무원 자료실
해커스 공무원 \|조회 2042 \|2014.05.21 11:54

[기획연재] 공무원 시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공무원저널594호>

2014년 5월 21일 수요일

두번째, 정중동(靜中動) 공무원 채용제도의 오늘

언제부터인지 ‘철밥통’은 공무원을 상징하는 단어로 굳어졌다. 깨지지 않는 철로 만들어진 단단한 밥그릇처럼 안정적인 신분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철밥통’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경우가 더 많다.

‘관료주의’ , ‘복지부동’ , ‘무사안일’ 등의 말처럼 변화보다는 안정에,개방보다는 폐쇄를 지향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공직사회인 탓이다.

하지만 공무원 채용제도를 자세히 뜯어보면 전문성과 다양성 추구라는 큰 목표 아래 오늘날까지 정중동(靜中動)의 변화를 꾀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공무원 채용제도의 오늘은 어제보다 얼마나 진보했을까.

▲ 다 같이 일하자, 공직사회

과거만 하더라도 공무원 시험의 문은 더 활짝 열려있었지만 지금처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은 아니었다. 장애인과 여성, 저소득층의 경우 공직문턱이 더욱 높았을 뿐 아니라, 연령 제한이 있어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늦깎이 수험생’은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7·9급 공무원 시험에 해당하는 5급 공무원 고시가 최초로 실시된 것은 1961년이었다. 이 때만 하더라도 공무원 시험 응시연령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었으나 1963년부터는 직급별 응시 제한 연령이 설정됐다.

1973년 기준으로 지금의 7급 시험에 해당하는 보통고시의 경우 응시 제한 연령은 18~35세 미만이었고, 9급 공무원 시험의 전신인 5급 공무원 고시는 18~28세 미만으로 제한됐다.

그러나 2008년 5급 공무원시험의 응시 나이를 32세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공무원임용시행령 16조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오면서 당시 7급 35세, 9급 32세로 규정됐던 응시연령 상한이 2009년 폐지됐다.

이에 따라, 9급 공무원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98년 24~26세에서28~32세로 상승했다. 2008년 국가직 9급 공채 합격자 중 33세 이상 합격자는 5.4%에서 출발해 응시연령의 장벽이 사라진 2009년 11.1%, 2010년 15.5%, 2011년 19.1%, 2012년 18.6%, 2013년 19.8%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던 여성 합격자 비율도 대폭 증가했다.

91년도엔 부산·대구·충남·전남·제주를 제외한 10개 지자체에서 남성 선발인원이 현저히 높은 9급 행정직 성별 구분모집을 공고해 여성단체의 항의가 잇따른 바 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당시 1차 시험에서 남자 859명, 여자 141명을 채용한다고 밝혀 “남녀평등을 명시한 헌법에 위배됨은 물론,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차별정책”이란 비판에 부딪히기도 했다.

96년 일방적인 남성 위주의 공무원 채용을 막기 위해 여성채용목표제가 도입됐으나 역으로 교직이나 법조 등 각종 국가고시를 여성들이 장악하면서 2003년부터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실시됐다. 이는 여성, 또는 남성이 시험실시단계별로 선발인원의 일정 비율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선발인원을 초과하여 여성, 또는 남성을 합격키는 제도다.

제도적 뒷받침에 힘입어 국가직 9급 공채 여성합격자 비율은 89년25%에서 13년 42.1%로 뛰어올랐다.

뿐만 아니라 지방인재채용목표제와 장애인·저소득층구분모집, 시간선택제 공무원 선발 등을 실시하면서 공무원 채용제도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어울림’의 가치를 가장 먼저 실현함으로써 채용제도 전반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 이제는 ‘프로공무원’의 시대

공무원 시험은 평균 이상의 업무 수행이 가능한 ‘제너럴리스트’를 뽑는 시험이다.

물론, 공직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이 급증하면서 그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도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지만 동일한 수험과목으로 응시해 일정 합격선을 넘어야 공직에 입문할 수 있는 채용제도의 특성상 공무원 시험은 ‘제너럴리스트’를 선발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제너럴리스트의 장점은 무난한 업무수행이 가능한 인재를 각 부서에 두루두루 배치해 인재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무원 채용제도의 장점은 때론 공직사회의 발목을 잡는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오래도록 한 직무에 종사하며 역량을 키워나가는 스페셜리스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이를 보완키 위한 공직사회의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2000년에 도입된 개방형 직위제가 그것이다. 개방형 직위제는 공직 내부, 또는 외부에서 해당 직위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공개경쟁 절차를 거쳐 선발하는 제도로 공무원 뿐 아니라 민간인도 연령 제한 없이 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다.

개방형 직위에 임용된 민간인 가운데 업무성과 우수자는 경력직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돼 장기간 임용이 보장된다. 연장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역량과 실적이 우수한 임용자에 대해선 계속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 경직된 공직사회에 전문성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안전행정부의 2008~2012년 중앙부처 개방형직위 내·외부 임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직위지정수는 2008년 188개, 2009년 182개, 2010년198개, 2011년 246개, 2012년 311개로 2010년 이후 직위지정 수가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2005년부터 학위·전문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특별채용이 실시돼 보다 다양한 경험을 지닌 민간인들이 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개방형 직위제의 경우 직위 지정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내부 임용률은 2008년 이후 높아지는 반면, 외부 임용률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민간인은 정작 ‘들러리’만 세우고 실질적으로는 내부 인사를 위한 제도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시대별로 요구하는 가치를 반영해 끊임없이 변신을 해왔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은 것이 오늘날 공무원 채용제도의 현주소인 셈이다.

출처 : 공무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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