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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시험’을 넘어 ‘채용’으로 | 공무원 자료실
해커스 공무원 |조회 1774 |2014.05.14 21:02 주소복사 [링크하기]

[기획연재] ‘시험’을 넘어 ‘채용’으로

 

<공무원저널593호>

2014년 5월 14일 수요일

 

 

 

 

첫번째, 시대별로 들여다본 공무원 시험의 어제


 

출원인원 약 20만 명, 최근 3년간 평균 경쟁률 70.5대1(국가직 9급 공무원 기준). 이는 공무원 시험을 향한 세간의 관심과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과거만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했던 ‘공무원’은 최근 대졸 미취업자는 물론, 심지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직종 1위를 당당히 차지할 정도로 현대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공무원의 위상에 최근 수험가에서는 “예전엔 공무원 되기 쉬웠다던데”라는 한숨 섞인 투정이 곧잘 흘러나오곤 한다. 과연 그들의 투정은 이유 있는 푸념일까.


사실, 공무원의 위상이 시대를 불문하고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은 아니었다. 개발 경제가 본격화된 70년대에는 엔지니어가, 노동집약적 산업이 자본집약형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80년대에는 금융업이 높은 인기를 누린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에 따라 선호도만 달라졌을 뿐, 현대인들의 통념처럼 과거에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역사 속 한국인들의 눈에 비친 공무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 50년대 1등 신랑감, 공무원


해방 직후 6.25 전쟁의 발발과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겪으며 ‘공무원’은 50년대 최고 유망직종으로 떠올랐다.


특히 1950년 제1회 고등고시가 실시됨에 따라 외교관, 법관, 공무원을 시험으로 뽑기 시작하면서 고등고시를 통과한 공무원은 최고의 배우자감으로 여겨졌다.


1차 산업과 경공업이 중심산업이 되었던 60년대에는 공무원과 은행원·회사원·타이피스트·스튜어디스 등이 인기 직종으로 손꼽혔다. 이는 한국 역사에서 50~60년대가 격동의 시기였던 만큼,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0년대 수출 드라이브 정책과 함께 대기업의 전성시대가 시작되면서 공무원은 대기업 종합상사맨에 선호도 1위의 자리를 내주고 만다.


대개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했던 종합상사맨은 일반 직장에 비해 급여도 25∼30% 정도 높아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이 이 때 대폭 늘어났다.

 


 

▲ 80년대, 7·9급 공무원의 탄생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자습실의 자그마한 책상에 앉아 코피 쏟으며 열중했던 자만이 합격할 수 있다」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이 학원을 드나들 때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놓은 경귀다. 이들은 7급·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이곳을 수없이 드나들어야 한다. 공무원 시험에 한두 번 떨어지는 것은 예사. 보통 1년은 매달려야 되고 그것도 운이 좋아야 합격한다.”


오늘날 수험가의 얘기가 아니다. 공직진출의 꿈을 품은 청춘들로 붐비던 1986년 노량진 수험가의 풍경을 경향신문은 이 같이 묘사했다(1986년 11월 11일자 기사).


마치 최근 공무원 시험 열기를 보도하는 기사의 머리글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공무원 열풍은 27년 전인 80년대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구직자들이 공무원 채용시장으로 다시 쏟아져 나오게 된 배경으론 고학력자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당시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수는 15만명에 달하는 반면, 민간 기업에서 수용 가능한 대졸 인력은 5만 명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바늘구멍이 된 사기업 채용문을 피해 공직 진출로 발을 돌리는 구직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가장 많은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7급·9급 등과 같은 공무원 직급도 80년대 들어서 비로소 등장했다. 정부가 공무원의 신분보장을 강화하고 실적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81년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하게 되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1급과 2~6급 갑을류로 분류돼있던 공무원계급이 1~9급으로 변경됐고 7·9급 하위직 공무원을 중앙에서 성적순으로 일괄 채용, 각 지역으로 배치하던 방식에서 시도별 채용인원에 따라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83년 380명의 7급 공무원을 뽑는 공개경쟁채용시험에는 2만2,275명이 지원해 58.6대1의 평균경쟁률을 보였고, 84년 9급·공안직 공무원 시험에는 1,410명 모집에 5만9,805명이 몰려 42.4대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하게 된다.


1974년 지금의 9급에 해당하는 5급 행정직 공무원 채용시험의 경쟁률이 8대1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10년 사이에 경쟁률이 5배 이상 수직상승한 셈이다.


88년 공무원 수험생이 20만 명을 육박함에 따라, 70년대만 해도 다소 여유 있게 열려있던 공직 채용문은 어느새 ‘바늘 구멍’으로 바뀌어버리고 만다.

 

▲ 90년대, “철밥통이 진리다”

 


97년 대량 실직과 정리해고 바람을 불러온 IMF 외환위기로 한국 사회에는 공무원 열풍이 본격화된다.


조기 명예퇴직과 취업난이 잇따른 탓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급여 수준보다 고용안정성이 직업 선택의 척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연봉 수준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각종 복지와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평균 60세에 이르는 정년 보장이 가능한 공무원은 외환위기를 몸으로 겪은 구직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80년대부터 이미 시작된 ‘공무원’으로의 쏠림현상이 90년대 들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실제로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 불황이 한창이던 1998년, 대표적인 기피근무지로 꼽혔던 울릉도의 경우 9급 행정직 공무원의 경쟁률이 98.5대1에 육박하기도 했다. 구직난이 심화되면서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응시자들이 대거 몰린 탓이었다.


이듬해인 99년에도 서울시 9급 공무원 채용시험에는 343명 선발에 3만1,648명이 몰려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9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유망 직종이 떠오르면서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공무원’은 한국 사회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직업으로 그 위상을 높여왔다.


출처 : 공무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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