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작년 이맘 때 서울시 합격자 명단을 보고 낙담했던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평소에는 하지도 않을 실수한 부분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한없이 실망했던 기억, 다시 노량진 독서실에 등록하며 마음을 다잡기 힘들어 억지로 모든 스터디에 가입하려 카페를 들락날락 했던 기억이 작년 추운 겨울의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결국 다시 독서실 의자에 앉힌 것은 먼저 시작하거나 함께 시작해서 합격한 동기 시기의 차이일 뿐이지 하면 나도 언젠가는 반드시 된다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파악이었습니다. ‘왜 나는 안 될까?’하는 원망도 들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부족한지 패인을 분석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일이었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은 부끄럽고 힘든 일이었지만 그것이 전제되어야 다음 단계로 진입할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수험생활 1년차 때는 독서실에서 2년차 때는 공공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칸막이가 있어야 공부가 잘 되는 편인데 다행이도 새로 생긴 공공도서관은 칸막이 시설이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독서실보다는 공공도서관에서 더 집중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난시가 심한편인데 노량진 독서실 같은 경우는 조명이 강해서 금방 눈이 피로해지곤 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좋아하는 자리 순서를 정하여 1순위에 자리가 없으면 2순위에 앉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6시에 기상하여 7시 정도면 도서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정신을 맑게 하기위해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30분 정도 읽고 자리에 앉자 하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과목별 학습법

국어

신민숙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문학,비문학:모의고사를 보면서 공부한 것 외에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어문규정(맞춤법,높임말,외래어,로마자,행정용어,파생 합성어):스터디를 활용하여 암기하였습니다.

사자성어,속담:스터디를 활용하여 암기, 기본서에 있는 사자성어는 반드시 다 보아야 합니다.

한자: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암기하였습니다. 기본서에 있는 한자만 암기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별도 교재를 활용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자에 많은 고민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점수 향상에 있어 상대적으로 중요도는 떨어지지만 스터디를 활용하여 기본서에 있는 한자는 반복하길 바랍니다. 기본서의 한자만 반복하더라도 찍기 실력이 향상될수 있습니다.

언어 과목은 하면 할수록 양이 늘어나는 과목입니다. 저는 암기해야 할 부분은 아침 스터디를 통해 매일 일정한 양을 체크했고 반복하여 숙지하도록 했습니다. 양을 늘리기보다는 알고 있는 것을 반복하여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한국사

제 수험생활에서 가장 큰 행운은 아마도 이중석 선생님을 만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수험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처음으로 들었던 수업에서 수험생활에서 내내 큰 힘이 되어주셨던 선생님을 뵈었고 한국사을 좋아하고 좋은 점수를 얻는 전략과목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수업을 듣고는 한꺼번에 들어오는 방대한 양에 머리에 쥐가 난다는 말이 이해될 정도로 하루 수업을 소화하기 버거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시듯 그 날이 진도에 맞춰 꼬박 문제를 풀었고 이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기본서 보다도 기출문제를 풀면서 문제를 체크하고 기본서에 확인하고 다시 문제를 풀었습니다. 한국사 만큼은 최근 3번의 시험에서 만족할만한 점수를 받았고 매일 반복되는 수험공부로 공부가 지겨워질 때 조차 국사는 항상 새로운 것으로 넘쳐나는 매력적인 과목이었습니다.

영어

역시 언어 과목이므로 매일 2~3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스터디는 따로 안했습니다. 문법과 독해 기본강의를 듣고 독해문제집을 매일 일정량, 문법도 매일 50문제씩 풀고 틀린 문제만 반복해서 10회독 정도 했습니다. 어휘 문법 문장완성 구동사 등은 나오는 것만 나옵니다. 영어가 범위가 없다고 하지만 분명 반복되는 유형과 문제가 있고 김송희 선생님은 그 범위를 정리해서 강의를 해 주신다는 판단에 그냥 한분만 잡고 갔습니다. 어휘는 기출중심으로 복습했습니다. 사실 저는 영어를 오래 전부터 공부해 와서 독해가 익숙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이점은 있었습니다. 그래도 수험영어는 역시 그만의 특수한 범위가 있으므로 반복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어휘: 30분내외 빈출보카중심 짜투리 시간활용 20회독 이상

생활영어: 2~3달에 1번씩 생활영여 강의 한 번 듣고 시험전까지는 2~3회정도만 복습

문법: 30분 내외 기본강의 후에는 틀리는 부분만 기본서 반복 회독 문법 기출 반복

동형모의고사: 1시간 시험 7개월간 월 수 금 주 3회

행정학

행정학이 방대하다고 겁을 먹으면 안 됩니다. 정말 그 두려움에 처음부터 지고 들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각 챕터 하나하나가 과목 하나로 느껴진다고 생각했고 그게 행정학 공부에 겁먹게 되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행정학도 각 챕터의 많은 부분이 겹쳐지는 과목입니다. 초반에 나왔던 학자들이 뒤에 나오고 그 뒤에도 또 나옵니다. 시대 흐름에 따라 행정학의 발전 양상을 먼저 파악하고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어서 이런 사상이 발전했는지도 파악해두면 나중에 편할수 있습니다. 저는 조철현 선생님의 기본강의 듣고 복습하면서 기출문제집을 풀었습니다. 행정학 역시 기출문제를 통한 반복적인 연습이 중요한 과목입니다. 기본서랑 기출문제집을 동시에 보면 기본서 2회독 정도의 효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고나면 어느 정도 예상문제가 보입니다. 이상태가 수험생 마스터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히도 저는 오직 행정학만 이 비슷한 상태까지 올라 붙을수 있었고 나머지 과목에서는 이 정도까지는 될 수 없었습니다.

행정법

행정법만큼 제가 강사님을 자주 바꾼 수업은 없을 것입니다. 수험기간 동안 가장 많은 기본서을 보았고 가장 많은 문제풀이 수업을 들었으며 마무리 수업 무료특강 등 여러 종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서 더욱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해봤던 것 같습니다. 행정법이 70점만 나와도 진즉에 합격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잘못된 공부 방법을 따랐던 과목이 행정법입니다. 올해 시험을 준비하면서 과감하게 얇은 기본서를 선택해서 80점만 맞자고 다짐하고 선택했던 기본서가 황남기 선생님이었고 주위에서 부족하다고 할 때도 80점만 맞으면 되니까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며 기본과 기출에 충실하려고 했습니다. 소화할수 없는 내용을 보는 것보다 아는 것을 확실히 하자는 것으로 작전으로 공부를 했는데 실제 시험에서 90점이 나와 저도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합격을 기대할 정도로 점수가 올랐고 한 번의 우연이 아닌 점수가 안정적으로 나왔습니다.

당부의 말

작년 이맘때 불합격하고 방황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떨어질 거라는 막연한 예감은 있었지만 막상 탈락하고나서는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혼자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하염없이 돌며 눈물을 삼키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때 생각했지요

‘이 시험, 대체 인간이 붙을 수 있는 시험인가?내가 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붙을 수 있을까?’ 작년 시험지를 올해 시험 며칠 전에 풀어보았을 때조차 더 맞출수 있는 문제는 많이 보이지 않았어여. 1년의 시간이 더 흘렀는데도 나는 마치 퇴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죠. 하지만 사람에게는 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운을 합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책과 씨름하며 쌓아 올린 내공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저는 생각했습니다. ‘올해는 왠지 느낌이 좋아, 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그런 긍정적인 생각들이 실제로 뇌에도 전해져 결과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많이 웃으세여

죽을 힘을 다해 달렸는데 올해 안 됐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이번엔 운이 좋지 않았던 것 뿐입니다. 독서실에서 눈물나고 먹먹해질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주변 친구들은 행복해보이고 화려한 일상을 보내는데 나만 여기서 초라하게 추리닝이나 입고 바보같다는 자괴감이 들 때고 있겠죠. 하지만 그 모든 상황을 떠나 지금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 그대로 멋지고 아름답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러니까 너무 울지마세여. 내년 합격후에 부모님께 합격소식을 전하며 흘릴 기쁨의 눈물을 준비해둬야 하니까요 내년 시험은 멀여 보여도 금방 옵니다. 그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달리세여. 곧 여러분의 눈부신 날이 올 거예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