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민 (2019년 3월)

벚꽃이 날려 떨어지던 즈음 퇴사를 결심했다. 계획도 없었고, 앞으로의 진로도 생각하지 않은 상태였다. 30대 후반을 바라보는데도 갈 곳이 없어 매일 밤을 설쳤다. 그러나 오히려 아내는 불안정한 일터를 떠난 나를 반겼고 위로했다.

나를 잘 아는, 아내와 친구들은 공무원 시험을 권했다. 나에게 공시는 마지막까지 꺼내고 싶지 않았던 카드였다. 나이도 많았고, 경쟁률은 높았으며, 다시 누군가와 등수를 다투는 시험에 뛰어들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서 민원인을 마주해야 하는 일이 내 성격과 맞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런 내가 시험을 보기로 마음을 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교육행정직을 알게 돼서였다. 그전까지는 공무원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학교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된다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정과 육아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도전하고 그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할 때가 있다. 알아보지 않고 그저 시험보기가 싫은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직접 찾아보고 알아보기 시작하자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2. 전략 (2019년 4월)

교육행렬 직렬로 응시해서 합격할 가능성을 셈하기 시작했다. 경쟁률이 높고 커트라인도 높았다. 그런데 그 해부터 인사혁신처로 출제기관이 바뀌어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다른 지역 지방직과 같은 날 실시되는 첫 시험이기도 했다.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교행은 양성평등채용제로 합격하는 사람이 많은 직렬이다. 혹시나 시험을 못보더라도 기대해볼만한 여지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택과목을 정할때는 유튜브를 많이 참고했다. 조철현 선생님의 선택과목 고르는 팁을 듣고 나서 행정학을 선택했다. 행정학은 빠른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과목이어서 시간을 벌 수 있다. 문과이기에 사회를 선택하기보다는 과학을 선택하는 모험을 선택했다. 내가 사회보다는 답이 딱 떨어지는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조정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컸다.

나와 직렬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전략을 고민한 것은 실제로 큰 도움이 되었다. 행정학은 시간을 벌어주는 효자과목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확 오른 과학 조정점수덕에 점수가 더 올랐다. 공무원시험을 시작하려는 분이 있다면, 무작정 뛰어들기 보다 먼저 직렬과 자신의 성향을 잘 고민하고 전략을 잘 세우셨으면 한다.

3. 해커스와 함께 한 공부 (2019년 4월~2020년 6월)

시작은 강의를 정하는 것부터였다. 유튜브에서 정보를 많이 찾았다. 이중석선생님께서 수험생들을 위해 조언해주시는 영상을 접하고, 선생님의 강의를 알게 되었다. 해커스 공무원 사이트에서 샘플강의를 들었다. 공부할 때 시각적인 요소들을 활용하면 암기가 잘 되는 나에게 매핑 한국사가 맞다고 생각했다. 다른 선생님들의 강의도 들어보고 공무원준비카페도 들어가서 수강생들의 후기도 찾아보았다. 해커스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고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패스 상품을 들으면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국어는 신민숙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 문법에 있어서는 빠지는 것이 없이 가르쳐 주신다. 실제로 문제를 풀 때 배우지 않은 문법문제는 거의 보지 못했다. 기본, 심화강의 이후에 기출문제, 문풀 강의를 들었다. 문법을 완벽하게 만들어두자 다른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실제시험에서는 100점을 받을 수 있었다.

영어는 고민을 많이 했다. 김송희, 김철용, 김형구 선생님 강의를 모두 들어보고 나에게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한 김형구 선생님 강의를 선택했다. 문법강의에 군더더기가 없고 시각화해서 설명해주시는것이 마음에 들었다. 독해에서도 공무원 영어 독해의 경향을 바탕으로 독해방법을 설명해주신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출은 김형구다. 김형구 선생님의 기출강의는 들어보면 안다. 얼마나 기출문제를 분석해서 가르쳐 주시는지 그 열정이 느껴진다. 하프모의고사 결과를 성적표로 만들어주시는 열의에서 감동을 느꼈다.

한국사는 이중석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렇다. 수업을 들은게 아니다. '한국사'라는 과목은 물론이고, 왜 한국사를 배워야 하는지, 역사를 어떻게 보고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하는지를 4개월의 기본강의와 기출문제, 모의고사를 통해 가르쳐 주셨다. 양은 많지만 맵핑과 스토리를 통해 잊지 않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 장점이다. 이중석 선생님의 강의를 듣지 않더라도, 고려 불교사나 조선 후기 경제사는 반드시 찾아서 들어보기를 권장한다. 숲을 보는 눈이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수업시간 전 읽어주시는 시를 들으며 모니터 건너편에 서 계신 선생님의 진심과 학생들에 대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행정학은 조철현 선생님을 선택했다. 항상 말씀하셨다. "회독이 중요하다. 지금은 이해안되는 것 같아도 말하는 대로만 하면된다"라고. 공부를 해도 늘지 않는 실력에 답답했는데 놀랍게도 선생님의 말씀이 맞았다. 의심했던 나를 반성한다. 95점이라는 점수를 받아들고 생각했다. 행정학 고득점의 비결은 다른게 없다. 조철현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회독만 열심히 하면 된다.

과학은 박기현 선생님이었다. 선택지는 없었지만, 기본강의 심화강의는 정말 좋았다. 수업속도가 빠르면서도 쉽게 설명해주시는게 강점이다. 과학강의가 없는 상황에서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기출문제집, 모의고사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저의 상황을 바탕으로 적은 글이기에 다른분께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각자 잘 맞는 선생님을 선택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4. 수험 생활

* 공부장소 : 독서실이 집중이 잘 됐다. 코로나로 몇 달간 집으로 피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나머지는 독서실에서 주로 공부했다. 일부러 뒤로 지나가는 사람이 많은 문 앞자리를 선택했다. 딴 짓이나 자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기본서 문제집들이 커서 대형독서대를 활용하면 편했다.

* 시간 계획: 아침 9시에 독서실에 출근해서 점심은 주변에서 사먹고 저녁은 집에서 먹고 왔다. 10시정도에 집에 돌아와서 11시에는 잠에 들었다. 대신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꼭 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시간을 들여 산책을 했다. 건강관리를 위한 시간이었다.

* 휴식: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쉽게 회복하지 못하는 스타일이어서, 잘 쉬려고 노력했다. 여유가 있을때는 드라마를 자주 보면서 쉬었다. 스트레칭과 공원산책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정말 힘들땐 진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도 했다.

* 감정관리: 하프모의고사, 모의고사 점수에 정신적인 압박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루하루 점수에 충격을 받으면 헤어날수 없기때문에, 그날 점수는 그날 잊고, 틀린문제를 공부하는 것에 집중했다.

* 오답정리: 기출문제까지는 회독에 집중했고, 예상문제와 모의고사부터는 틀린 문제를 오답노트로 만들었다. 오답노트 기능을 제공하는 스캐너 어플을 활용했다. 틀린문제를 스캔하면 모아서 한장의 오답노트로 만들어주는 어플이다. 틀린문제가 있을 때마다 사진으로 찍어두었다가 독서실에서 퇴근하기전 오답노트로 만들어서 출력했다. 출력한 오답노트는 반복해서 풀어서 모르는 문제가 없도록 공부했다.

5. 마지막으로.

시험 전날까지도 불안함에 떨며 잠을 잤던 나의 수험생활은 다행히 1년만에 끝이 났다. 나이도 많은 내가 특별히 뛰어나서라기 보다는, 나 자신과 공무원시험의 특성을 잘 분석했기 때문인것 같다. 그리고 해커스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어서이기도 했다. 1년 동안 매일 모니터 안에서 열정으로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이제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도 긴 시간이지만 하루하루를 잘 보내는 것에 집중하면 언젠가 끝이 온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그래서 꼭 해커스와 함께 건승하시고 좋은 성과 얻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