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에 서울시와 국가직에 필기합격을 했고, 결국 서울시는 배수 밖이라 면접에서 탈락을 하고 국가직 고용노동부 행정 직렬에 최종합격했습니다.

수험기간 동안 아토피가 있어서 밤에 잠을 못 자는 날이 많아 컨디션도 일어나는 시간도 일정하지 못했습니다. 이게 스트레스가 되고 또 그러면 아토피가 심해지고 악순환이 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 편히 먹고 그냥 그때그때마다 되는 대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계획적이지 못해 공부 방법이나 생활방식에 대해서는 크게 도움을 드릴 만 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참고하시거나 타산지석 삼으실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교를 다닐 때 당연히 대학원 진학을 생각해서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스펙 없이도 해볼 만한 게 공무원시험이라고 생각했고, 딱히 특정하게 원하는 직렬도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합격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공부 중 알아보니 직업상담사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이 크기 때문에 유리하겠다 싶어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용노동부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근데 다행히도 면접을 준비하면서 생각해보니 대학교에서 주로 들은 과목 분야들이 고용노동부에서 하는 일과 많이 연관돼서 지금은 저한테 오히려 잘된 것 같습니다.

꼭 일반행정을 하시기보다는 단순히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단기간 합격할 수 있는 직렬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 되시면 자격증 꼭 취득하시길 바랍니다. 0.1차이로도 갈리는 공무원 시험에서 효자노릇 톡톡히 합니다.

“다른 것보다도 제가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한번 시작하면 멈추지 마시고 꾸준히 공부해 빨리 합격하시길 바란다는 점입니다.”

저는 시험 전 몇 달간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고 나서는 사정이 생겨 못하거나 혹은 소홀해져 공부를 하지 않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시험을 친 지 햇수로는 4년이지만, 실제로 공부한 시간은 1년 6개월~2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시작해도 기억은 나지만 그래도 기억을 상기 시키는데 시간이 걸리고, 합격하는 데 시간만 길어지니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과목별로 간단히 참고할 거리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어>

3명의 선생님 수업을 들어보았습니다. 한분은 너무 쓸 데 없는 말이 많고 준비가 미흡하게 느껴졌고, 한 분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게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착한 선생님이 신민숙 선생님이었는데, 웬만한 부분은 다 커버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주십니다.

<영어>

기본강의를 듣고, 기출만 시험을 앞두고 풀어 봤습니다.

영단어는 1.5회독 하긴 했지만, 외우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고 사실 머리에 남은 게 별로 없었습니다. 결국 평소 영단어 실력과 소거법으로 풀었습니다.

독해는 스스로 연습을 해야 되는 것 같고, 1문제라도 꾸준히 읽으시길 바랍니다. 다행히 시험에서는 괜찮았지만 행정법만 집중하다가 시험 1달 앞두고 갑자기 영어가 안 읽혀서 혼났습니다.

문법은 김형구 선생님이 간단하게 잘 정리해주셔서 저랑은 잘 맞았습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골칫덩어리였는데, 가장 유명한 선생님 수업을 따라 가긴 했지만 다시 하라고 한다면 다른 선생님을 찾을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필기노트가 안 나와서 직접 필기를 했는데 필기 강박증이 있어 고생했습니다. 노트 자체는 암기에 좋았는데, 긴 수업시간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도 한국사는 다시 보라면 보기 싫은 과목이라... 본인한테 맞는 학습방법과 선생님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선택과목 엄청 바꿨습니다

<수학>

첫 해에 수학 좋아해서 했는데, 시험 치다가 계산 실수 한 번 하니 시간이 엄청 촉박해졌습니다. 다음해부터 행정학으로 바꿨습니다.

<사회>

김종원, 김종국 선생님 기본, 심화 강의 들었습니다. 김종원 선생님이 좋았는데 이제 안 계시더군요.

<행정학>

수학이 위험한 과목이라는 걸 깨닫고 행정학으로 바꿨습니다. 생각보다 저랑 잘 맞는 과목이라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송상호 선생님 강의를 쭉 들었는데, 문제 푸는 것이 목적인 수험생을 위해 간략하게 시험에 필요한 부분들만 설명해주시고 쓸 데 없는 이야기를 많이 안 하셔서 좋았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선생님입니다.

<행정법>

7급이랑 군무원 시험도 보겠다고 전략과목이었던 사회에서 바꿨는데 소용이 없어졌네요... 어쨌든 급하게 새로 공부한다고 고생하기는 했지만 법 용어 보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난이도 차이도 있었겠지만 시험 전 끝까지 기출을 봤던 서울시는 점수가 잘 나왔습니다. 그런데 국가직 시험 전에는 기출을 손 놓고 실전동형모의고사 위주로 봤는데 괜히 새로운 것만 더하려다가 훨씬 떨어진 점수를 받았습니다. 행정법은 기출 위주로 계속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9년도 국가직 시험에서 1점 차이로 떨어졌는데 그때는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지금은 0.1점 차이도 많기 때문에 1점은 작은 차이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요. 이때 모든 일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싶었고, 올해는 시험 전부터 최종발표까지 마음 편히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어쨌든 결국 운이 닿았는지 합격해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 포함 많은 분들이 필기시험 치고 나서는 마킹병으로, 면접 후에는 미흡병으로 고생하시는데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19년도에 심각한 마킹병을 앓다가 결국 떨어져 어찌나 허탈하던지... 어차피 제출한 OMR이고 끝난 면접이니 불안에 잡아먹히지 마시고 그 시간에 다음 시험 준비하거나 차라리 신나게 노시길 바랍니다.

부족한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