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도 드디어 합격수기를 쓸 수 있게 되는 날이 왔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더 빨리 합격할 수 있었던 기회가 많았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장수생이었습니다. 수험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집중력은 더 떨어져갔고 공부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덕분에 늘 불안했고 후회와 자책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내 인생 어떡하지’ 하는 생각 때문에 시험장에 들어서는 게 점점 더 부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합격해 합격수기를 쓸 수 있게 된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저보다 덜 힘들게 더 빨리 합격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저는 대학 재학당시 처음부터 공무원 준비를 할 생각이었고 스펙과 자격증이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3학년을 마치고 휴학 후 학원을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공부 양에 놀라 겁먹고 한두 달도 채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자 초조해지더군요. 제대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노량진 해커스에 다시 등록했습니다. 당시 나이 25살이었습니다. 취업이 점점 늦어지자 조급했습니다. 그렇게 노량진에서 1년 동안 정말 다시는 없을 만큼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11시까지 공부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최선을 다해 공부한 첫 시험에서 불합격을 하고는 오랫동안 혼란과 방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합격해 떠나고, 일찍 포기한 친구들이 짐을 싸 나갈 때의 마음은 정말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복잡했습니다. 이도저도 계속할 의지는 바닥났지만 포기할 용기도 없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1년 더 공부해서 재시험을 본다면 합격할 수 있겠지’ 라는 자만심도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제 장수생의 길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설렁설렁 공부한 두 번째 시험에서 떨어지고 말았으니까요.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공부해야 붙을 수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또 시작이 미흡했어도 시험 직전까지 놓지 않는다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코로나전염병으로 인해 해커스인강을 들으며 집에서 오로지 혼자 공부했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외로웠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평온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늦춰지는 시험날짜로 불안하기는 했지만 오로지 제게 맞춘, 제 컨디션과 생활패턴에 맞는 시간표를 짰고 지킬 수 있을 만큼의 계획만 세우고 실천했습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건 생각보다 제게 잘 맞았습니다. 가끔 잘 하고 있나 걱정될 때는 해커스에서 만났던 친구와 정보를 공유하며 버텼습니다.

국어

국어는 신민숙 선생님의 커리큘럼과 한자강의를 3년 동안 꾸준히 듣고 복습하고 암기했습니다. 특히 한자강의는 3년 내내 무척 유용해 한자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여유가 없었음에도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국어는 많이 풀고 암기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었습니다. 3년째 시험에서는 그동안 풀어둔 기출이 쌓여 많은 문제를 빠른 시간에 풀 수 있었고 강의도 짧은 시간에 핵심내용만 설명해 주셔서 금방 고득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

영어가 제일 마지막까지 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평소 영어가 제일 약했던 저는 가장 애를 먹었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시험 직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올랐음에도 결국 시험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해커스 단어장을 수도 없이 외웠고 김송희 선생님의 어법강의와 기출문제 강의를 주로 들었습니다. 어법강의로 탄탄하게 정리해둔 문법교재는 마지막까지 닳도록 보았습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이중석 선생님의 강의를 정말 질리도록 들었습니다. 3년을 넘게 듣다보니 선생님의 농담까지 외워버릴 정도였습니다. 한국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고 처음 가장 방대한 양에 놀랐던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수험생활 동안 한국사가 가장 재밌는 과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필기노트를 손수 적어가며 공들여 만든 필기노트로 마지막 고사장에서까지 눈에 넣으며 들어가 고득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행정학

행정학은 서현 선생님의 필기노트가 아주 유용했습니다. 사실 행정학이라는 과목이 생소해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외울 것과 이해할 것의 경계를 모르겠을 만큼 감을 잡지 못해 많이 헤맸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듣고 필기노트를 암기하고 기출문제까지 여러번 회독하고 나니 시험장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시험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험처럼 시간을 재 문제를 푸는 연습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4번의 시험에서 모두 너무 긴장해 시험 전날은 2시간도 채 자지 못했습니다. 긴장한 만큼 실수도 잦았고 시험 시간이 부족해 모든 문제를 제 실력대로 풀 수 없었습니다. 2020년 시험에서도 마찬가지로 4문제는 읽어보지도 못했고 영어는 읽고도 몰라 종이 울리기 직전 찍고 나와야 했습니다. 나와서는 제가 몇 번에 마킹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떨었습니다. 시험장을 빠져나오면서도 제가 합격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합격해 글을 남길 수 있게 되다니 많은 수험생들께서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자신만 믿고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이 하는 소리에 휩쓸리지 마시고 정확한 정보만 믿고, 해커스공무원 선생님들의 강의와 커리큘럼을 잘 따르신다면 합격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25살의 저는 참 어렸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라면 절대 모르겠죠. 모든 공시생에게 후회없는 수험기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앞으로는 선배공직자로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