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2살 두 아이 엄마이자 22년도 보건진료직 최합자입니다. 다들 합격 소식을 알리면 제일 먼저 아이 둘을 데리고 어떻게 공부했냐, 대단하다 라고 하시네요.

저는 21년도 보건진료직에 도전했었습니다. 당시 둘째를 낳고 100일이 지났을 때였는데 막연히 아이들 커나가면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11월부터 강의 들으며 준비했었습니다. 21년도 시험이 6월 5일이었는데 7개월 공부하고 떨어졌습니다.

첫째아이 학교 막 다니기 시작했고 돌도 안 된 둘째아이 케어하면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그보다 그만큼의 의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이런 것도 외워? 하는 생각가지고 하루에 평균 2-3시간 공부했으니 말 다 했죠. 사실 시험날까지 1회독 한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1년도 시험 떨어지고 의욕도 없고 공부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매일 밤 육퇴 후 술 마시고.... 그러다 22년도 2월 말에 남편과 크게 싸우고 이혼을 결심하면서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이혼 후에 홀로서기를 해야 하니 공무원처럼 절박한 게 없었어요

그날부터 하루에 12시간씩 공부했습니다. 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도 아까워서 분 단위로 쪼개서 공부했어요. 많이 공부하면 15시간, 주말같이 공부를 못할 날에도 5시간 이상은 했고 쉰 날이 없어요.

두 달 공부하고 4월에 간호직시험을 봤는데 평균 89점이 나오고 간호직 떨어졌습니다. 최종목표는 보건진료직이었으니 낙담하지 않아도 됐지만 너무 충격이었어요. 시험 난이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시험이었고 나름 머리를 믿고 있었나봅니다.

하지만 그때 필합했더라면 보건진료직시험 합격 못 했을 것 같아요. 그때 충격받아 14시간씩 공부량을 늘렸고 더 필사적으로 매달렸으니까요.

어쨌든 결과적으로 보건진료직 합격했고 1배수 합격이라 대충해도 되지만 면접 스터디까지 하며 면접도 통과했네요.

1. 수험기간 : 21년 11월-6월(7개월)     6월시험 평균 83

                    22년 2월-6월(4개월)       4월시험 평균 89   6월시험 평균 90(합격)

2. 일과

5시-5시반 기상 공부시작(2-2시간반)

7시반 아이들 등교 등원 준비.

8시 40분 등원, 등교

9시 공부시작(4시간반)

1시반 첫째아이 하교, 숙제 등등 봐주기

2시 공부시작(2시간)

4시 둘째아이 하원

4시-7시, 7시반 집안일, 저녁식사, 정리, 샤워 등등

7시, 7시반- 공부(4-5시간)

아이들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되니 아이들 없을 때 암기같이 집중 필요한 공부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되도록 시간을 쪼개 공부하거나 그냥 둘째 안고 강의 봤어요.(이중석선생님이랑 육아 같이 함.)

3. 공략

국어 – 신민숙쌤

신쌤 강의 쭉 보고 어법 부분은 정리 따로 한번 했습니다. 목차만 보고 어떤 내용이었는지 머리로 떠올리는 것만 해도 정리가 됩니다. 비문학, 문학도 민숙쌤 강의 아니었으면 잘 안 봤을 듯... 한자, 어휘는 우습게 봤다가 피 봤어요. 한자 2개, 어휘 1개, 비문학 1개 틀려서 80점....

한국사 – 이중섭쌤(이런거 좋아하심)

워낙 강의를 재밌게 하셔서 21년도부터 공부하는 느낌보다 동네 재밌는 아저씨 얘기 듣는다는 느낌으로 들었어요. 약간 산후우울증 같이 기분이 푹 다운될 때 수험생활 시작했는데 카타르시스 느끼면서 공부를 재밌게 만들어주신 분. 현강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시지만 저 같은 사람들은 인강으로 열정을 불태웁니다.. 설거지하면서도 너튜브 대신 틀어놓고 신나게 외웠어요. 한국사 100점 맞으면 합격 못 한다고 하셔서 딱 95점 맞았습니다. 잘했쥬?(이중섭선생님 강의를 보실 때 혹시 자녀가 말을 좀 알아듣는다 하시는 분은 이어폰 꽂으세요^^)

영어 – 비비안쌤

21년도 영어 70점 맞았어요. 22년도 준비하면서 비비안쌤 강의 듣기 시작했고 4월 간호직시험 90점, 6월 보건진료직시험 100점 나왔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순종순종. 특히 문법은 비비안쌤 강의 도움됐어요.  문제 풀면서 내가 어디서 틀리는지 캐치하면 그 부분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반복해서 봤고 독해는 매일 풀었습니다. 단어는 시험날까지 머릿속에 정확히 남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본 거 보고 또 보고 했습니다.

전공과목 – 독학

21년도에 해커스 프리패스 끊었으니 들어봤지만.... 지역사회간호 100점, 공중보건 70점...

22년도에 21년도 기출문제집으로 독학하고 지역사회간호 100점, 공중보건 75점...

기출 문제집 해설 잘 되어있는 유명한 문제집 있지요? 그거 달달 외우세요

4. 슬럼프 극복

하루12시간이상씩 공부하다보면 슬럼프가 올 수 밖에 없어요, 다행히(?) 시험 막바지에 슬럼프가 와서 시험 긴장 때문에 극심하진 않았지만 정말 공부가 하기 싫을 땐 내용을 알고있는 드라마(눈으로 안봐도 되는) 틀어놓고 문제 풀었어요. 어찌됐든 오늘 할당량을 끝내야 오늘 시험에 합격하는 거고 매일 나자신의 시험에 합격해야 진짜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끝으로....

아이러니하게 이혼을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해줬는데 지금은 남편과 합격 기쁨을 나누고 있어요. 아이 둘 아줌마가 공부를 하려면 남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남편은 제 수험기간에 약속, 외출도 일절 없이 퇴근과 동시에 가사와 육아를 시작했습니다. 공부하러 방문 닫고 들어가면 애들이 못 들어오게 하고 미처 정리 못한 빨래, 설거지 같은 것도 남편 차지였네요. 주말엔 저는 공부하게 집에 두고 아이 둘 데리고 캠프닉 다녔어요. 남들 보기엔 엄마 없는 집인 줄 알았을 거에요.

수험기간 저도 나름대로 힘들었지만 남편도 많이 애쓴 걸 알아서 이혼위기를 부부의 의리(?)로 승화해냈네요. 지금은 서로 김소장, 박소장 이러면서 차 바꿔 달라고 조르는 중입니다.

맘시생은 장수생이라고 다들 그러는데 오래 끄는 거 쉽지 않아요. 마음 독하게 먹으시고 한번에 해치운다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어요. 제 후기 보시고 맘시생분들 힘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