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지방직 교육행정직 합격 수기

-베이스

저는 영어 전공이라 그래도 영어 베이스는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는 정말 어떤 분 말마따나 태정태세문단세밖에 모르는 상태였어요. 그리고 학교 다닐 때 국어는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기출문제 풀어보니 60점 이상 안나오더라구요. 한자, 어휘, 문법은 그냥 다 찍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한자 외우는 게 너무 싫어서 공부를 전혀 안했는데, 그게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싶었습니다. 행정법과 교육학은 당연히 제로였습니다.

-하루 루틴(공부&생활습관)

다른 분들 후기 보면 아침 6시 기상, 시간별, 과목별로 시간을 쪼개서 밤 12시까지 스케줄을 짜서 공부하셨더라구요. 저에겐 절대 무리였습니다. 일단 저는 잠이 너무너무 많고, 특히 아침잠을 못자면 엄청 화가 나는(?) 스타일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한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할 생각조차 안했구요. 대신 저는 새벽에 조용할 때 조명만 켜두고 공부하는 게 좋아서 주로 새벽에 공부했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낮에 아이가 하교하면 간식 챙겨주고 숙제 봐주고 목욕 시키고 등등 공부할 여건이 안 되는 입장이어서 새벽이 가장 좋았습니다. 유투브에 보면 합격하는 공부법 등등 해서 엄청나게 많은 영상들이 올라와 있지만 그게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다르듯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강한 선생님&강의&교재 추천

국어)

저는 국어 성적이 도저히 안올라서 국어 공부를 꽤 많이 했습니다. 특히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문법 공부를 안했었기 때문에.. (문법 수업이 있긴 있었으나 수능에 나오지 않아서 수업에서 거의 안다루었던 것 같아요) 신민숙 선생님 기본 문법 강의를 처음부터 들었는데, 정말 한강한강 들을때마다 우와 정말.. 너무 공부하기가 싫어서 몸이 배배 꼬이고 죽을 맛이었습니다. 문법이 원래 재미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예외에 또 예외.. 정말 괴롭더군요. 하루에 한강씩만 끝내도 다행이었습니다. 너무 하기 싫어서 며칠씩 미루기도 부지기수였어요.(민숙쌤 죄송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그렇게 겨우겨우 심화과정까지 1회독 하고나자 어느 정도 알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회독 때는 오히려 쉽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렇게 괴롭게 했던 과정이 없었으면 절대로 쉬운 2회독은 없었겠죠. 그리고 어휘랑 한자는 짬짬이 여러 번 강의를 돌려봤는데 워낙 광범위하고 또 정말 어디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던 게 민숙쌤께서 조금만 공부하면 맞출수 있는 문제가 나왔을 때 나만 안해서 틀리면 어떡하냐고.. 이런 말씀하셔서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놓을 수가 없었는데.. 결국 다 틀렸습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해커스 등록하기 전에 유투브에서 이중석 선생님의 특강을 듣고 너무 재미있어서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는 너무 재미있었는데 120강이나 되는 강의를 두 번 들었는데 모의고사 풀어보면 50점을 못넘겼어요. 물론 제가 열심히 암기하지 않은 탓이죠. 그래서 갈 곳을 몰라하던 중 우연히 유투브에서 이명호 선생님 강의를 보게 됐어요. 근데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암기할 내용을 단어나 문장으로 만들어 주셨는데 너무 쉽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더라구요. 따로 암기해라, 이러는 게 아니고 수업 시간 내에 암기할 수 있도록 여러 번 반복해주십니다. 말 그대로 떠먹여주신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바로 수강 신청을 해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정말 수업 준비를 너무 열심히 하시는 게 보였고,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해서 엑기스만 쏙쏙 골라서 암기법으로 만들어주십니다. 따로 기출 정리를 할 필요가 없어요. 선생님 수업만 열심히 들으면 됩니다. 역시 서울대 출신은 다르시구나, 이렇게 공부해서 서울대 가셨구나.. 느꼈고,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도 많이 받았습니다. 원래는 알바하면서 공부 병행했는데 선생님께서 다른 것 같이 하면서 하면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고 하셔서 알바도 그만두고 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 또 강의하실 땐 어찌나 귀여우신지.. 다른 강사분들처럼 욕도 안하시고 예쁜 말만 쓰시고, 너무 귀여우셔서 공부하기 싫을 때, 공부 마무리할 때 등등 힐링용으로 수업을 들었어요. 강의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았거든요. 네... 이상 덕질 마무리합니다.

행정법)

행정법은 원래 함수민 선생님 수업을 들었었거든요. 수민쌤 기본 강의는 80강 정도였는데 말씀이 정말 빠르세요. 그래서 배속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강의도 정말 길었어요. 두 시간짜리도 있고.. 흥미가 없으니까 더 길고 재미없게 느껴졌겠죠. 수업을 들으면서도 무슨 소리인지 절반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행정법 수업도 국어 문법 수업 때와 마찬가지로 한강한강 넘어가는 게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아마도 인강이라 더 집중이 잘 안됐겠죠. 멈추고 딴짓하고 멈추고 딴짓하고 그러다보면 한 강의를 끝내는 데 3시간도 걸렸습니다. 근데 정말 너무 죽겠더라구요. 그래도 끝내기는 끝냈습니다. 그렇게 겨우 기본 강의를 끝내고 장재혁 선생님 강의로 넘어왔습니다. 수민선생님이 더 이상 강의를 안하셔서 넘어왔는데, 결론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수업이 정말 컴팩트합니다. 핵심적인 내용만 알려주세요. 긴 설명 필요 없고 무조건 가지 쳐내고 중요한 부분만 알려주십니다. 칠판 필기 해주시는 것도 정말 엑기스만 쏙쏙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가끔씩 농담하시는 데 너무 재미있었구요. 특히 리*돌 얘기할 때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기본, 심화 끝내고 문제풀이 수업까지 들었는데 정말 제가 진도를 못따라가서 시험 이틀전까지도 기출문제 수업을 들었습니다. 행정법 과목은 정말 자신이 없어서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결론적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붙들고 있었던 덕분에 좋은 점수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교육학)

교육학 선생님은.. 거의 약간 춘추전국 느낌인 것 같아요. 뚜렷한 1타강사가 없고 학원마다도 전공과목이라 선생님 한 분 씩만 두는 것 같고 특별히 눈에 띄는 선생님도 없으시구요. 또 임용고시 교육학이랑은 결이 다른 느낌이라 임용 교육학을 듣기에도 좀 불안했구요. 일반 행정직에 비해 교육행정직은 소수라 그런지 교육학 공부법이라던지 후기를 남겨주신 분들도 잘 없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교육학 강의가 마음에 안들어서 유투브나 다른 학원 샘플강의도 들어봤지만 특별히 다른 점이 없고 다들 비슷비슷한 수준의 강의를 하시더라구요. 하나같이 졸리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었어요. 그런데,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나니 알겠더라구요. 교육학이라는 과목이 원래 그렇구나.. 특별히 강의를 뛰어나게 잘할 수도 없는 과목이고 어렵기도 참 어렵구나 싶었습니다. 수많은 학자들 이름과 이론을 계속 외울 수밖에 없는 과목이라 여러 번 반복만이 답이더군요. 더군다나 법 조항까지 있어서 머리를 아프게 했습니다. 작년 기출로 법조항 문제가 여러 개 나와서 안 볼 수도 없고 정말 답 안 나오는 법 조항을 보고 있자니 정말 한숨이 푹푹 나왔죠. 당연히 머리에는 하나도 안들어왔구요. 그런데 다행히도 올해는 법 문제가 한 문제 나와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내년엔 또 어떨지 모르겠네요^^

-슬럼프 극복 과정

저는 슬럼프가 며칠에 한번씩 있었다고 할 만큼 공부가 체질에 안맞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학창 시절 공부를 그리 못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혼자서 공부한다던지 예습복습을 한다던지 그런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학원조차 다니지 않았으니까요. 시험 기간에만 벼락치기로 보는 정도였죠. 그리고 일자리를 구할 때도 치열한 경쟁이 싫어서, 쉽게쉽게 구할 수 있는 자리에서만 일을 했습니다. 젊을 때야 그게 가능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경력단절이 되고나니,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더군요. 제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과 동등하게 경쟁해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공무원 시험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시험에 대한 정보를 모으던 중, 어떤 분이 쓰신 합격수기에서 저처럼 아이를 키우면서 교육행정직에 합격하신 분을 보고, 무엇보다 ‘4시반퇴근’이라는 어마어마한 장점을 가진 교육행정직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아무리 일이 중요하더라도 내 아이를 챙기는 게 먼저거든요. 또한 저는 제가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에 도전을 하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목표를 세워 공부를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인생에 한 번 쯤은 열심히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었지만, 원래 공부를 안했어서인지, 체질이 공부랑 안맞었던건지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게 정말 좀이 너무 쑤셨어요. 거의 하루에 한강 듣거나 많으면 2~3강 듣고 복습은? 당연히 안했습니다. 강의 듣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졌거든요. 그런데 그 정도도 며칠 하다보면 너무 진절머리가 나서, 또 며칠씩 잠만 자고 쉬기만 했습니다. 덕분에 진도는 매우 느렸고 기본, 심화, 기출, 문제풀이 이렇게 다 들은 수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 들었다면 제가 받은 성적보다 훨씬 좋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은 많이 듭니다. 매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합격한 게 너무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저는 공부를 2년 했는데, 물론 꼬박 2년 한 건 아니고 중간중간 쉬기도 했지만요. 첫해 공부를 허둥지둥하고 시험을 봤는데 의외로? 합격컷에 근접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두세문제만 더 맞췄으면 합격할 수도 있었겠다, 이런 생각이 드니 그 다음해 공부할 때는 정말 뭔가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될 때까지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거든요.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시작했어도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하루에 12시간도 앉아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2시간. 공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타강사도, 단권화도 아닌 ‘꾸준함’인 것 같아요. 어떤 방법이든 본인에게 잘 맞는 방법으로 우직하게 꾸준히만 하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는 게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많은 날을 실패했지만, 저처럼 많은 실패를 거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붙들고 한 자라도 더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모두들 파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