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통과목에 대한 베이스가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토익 성적은 800점대 후반이었고, 한국사는 1급 자격증이 있는 상태였어요. 국어는 어법 부분을 제외하면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이었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처음 1년은 순수하게 독학만으로 공부했지만, 인생은 기대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공무원 시험을 위한 영어 어휘를 따로 외워야했고, 문법에서도 도치 구문 등 토익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거기에도 시간 투자를 해야 했습니다. 한국사도 검정시험보다 더 세세한 영역에서 기출돼서 따로 공부해야했구요. 무엇보다도 행정학과 행정법의 문턱이 너무 높더군요... 그렇게 첫 1년을 좌절하고나서 해커스 공무원을 찾아왔습니다.

체계적인 수업으로 맥락을 잡아가며 공부하니 훨씬 이해가 빨랐습니다. 이해가 되니 암기도 되었구요. 물론 끝까지 잘 외워지지 않는 부분들이 더러 있었는데(특히 행정학에서), 그런 건 그냥 시험치는 날 자리에 앉아서까지도 계속 보면서 달달 외웠습니다.

1. 국어 (90점) - 신민숙 선생님

신민숙 선생님의 어법 강의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어법이라는 게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거나, 원리는 알아도 적용을 못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생님께서 핵심만 정확하게 이해하기 쉽게 짚어주셔서 강의 한번 듣고 예문 몇 개 적용해보는 걸로 골치 아픈 어법 부분을 금방 마스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빈출 어법 240제를 풀면서 자꾸 틀렸던 문제들을 확인하고 잡을 수 있었습니다. 국어 어법에서 헷갈리는 문제들을 모두 모아둔 것 같은 문제집이었어요. 얇아서 회독하기도 편해 어법을 잡는 데 아주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문학사 부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 장르가 있고 각 특징을 외우느라 골머리를 앓던 제가 신민숙 선생님의 문학사 강의를 듣고 한 번에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과정을 이해하니 외우기도 편했고요. 이 강의를 듣고 나선 문학 문제의 복병도 해결한 것 같아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2. 영어 (80점) - 비비안 선생님

영어 점수를 만들 때 가장 곤란했던 게 어휘였습니다. 어휘야말로 반복이 정답이라 생각해서, 매일 아침 비비안 선생님의 기출보카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기본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기출 문제를 회독하면서 어법에서 어떤 지점에 주목해서 봐야 하는지, 독해를 할 때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실제 적용하며 익힐 수 있었습니다. 영어는 시간 소모가 큰 과목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수업 덕분에,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것들을 기초로 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 한국사 (100점) - 이중석 선생님

역사를 가장 빠르게 이해하는 방법은 사건과 사건 사이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이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지요. 이중석 선생님께선 이 부분에 탁월하신 선생님이십니다. 왜 모내기법의 확산이 조선 후기 사회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왜 백성을 위해 바꾼 토지 제도가 갈수록 백성들을 힘들게 만들었는지, 선생님의 수업이 아니라면 텍스트 뒤의 맥락을 읽을 수 없어 단순히 외우는 한국사 공부를 해야 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시험에서 같은 고득점은 얻을 수 없었겠지요. 특히 선생님의 맵핑 교재로 한국사를 단권화할 수 있어서 아주 편했습니다. 한눈에 볼 수 있어 가닥을 잡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4. 행정법 (100점) - 황남기 선생님

법을 배우는 게 처음이라 이러한 용어 자체가 생소해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분명 한국어를 읽고 있는데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라...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을 벗어나게 해주신 게 황남기 선생님이십니다. 왜 이런 법이 만들어졌는지, 왜 이 공법은 관련 민법과 다른 조항을 두었는지 등을 연관 판례와 함께 설명해주시니 금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행위란 무엇인지,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이 어떻게 다른지 하는 기본 개념들도, 글로만 읽었을 때는 이해되지 않던 것들을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행정법을 공부할 때 주변에서 '행정법은 판례만 달달 외우면 그만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직접 행정법을 공부한 입장에서는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기본 개념들을 이해한 채로 판례를 보는 것과 그렇지 않고 바로 판례부터 외우는 것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4. 행정학 (90점) - 서현 선생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이런 과목이 있다는 것조차 제대로 몰랐습니다. 행정직 공무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존재조차 잘 몰랐으니 그 내용도 아주 아주 낯설었지요.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땐 분명 수업을 들었는데 복기가 안 돼서 당황스러웠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기초-심화로 나누어 기본을 탄탄히 가르쳐주신 선생님 덕분에 2회독이 끝날 무렵엔 맥락을 잡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학은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이론이 있어, 왜 이런 이론이 나왔는지 그 배경을 설명해주신 덕에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이해와 암기는 별개인 지라, 알려주신 암기 팁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솔직히 저는 최선의 루트를 만들기까지 이것 저것 해보며 많이 헤맨 사람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저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시도록 팁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1. 우선 수업을 단원별로 끊어서 들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단원을 먼저 듣고, 거기에 맞춰 단원별 문제를 풀어보세요. 내용이 휘발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모든 강의를 다 듣고 문제를 풀기 시작하면 정말... 문제가 전혀 풀리지 않을 만큼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습니다. 그래도 단원별로 강의 듣기 - 문제 풀기를 반복하면 기억에 남는 양이 늘어날 거예요.

2. 많이 들어보신 내용이겠지만, 공무원 시험은 기출이 전부입니다. 기출에서 모든 게 다 나옵니다. 그러니까 기출 회독을 많이 해야 합니다. 저는 이 기출 회독도 단원별로 하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너무 두꺼운 교재일 필요도 없습니다. 얇은 단원별 모의고사를 사서 이걸 5번에서 10번 정도, 필요하다면 그 이상 반복 회독하세요. 이때, 정답을 맞추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지문의 틀린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느냐' 입니다. 옳지 않은 것을 고르라고 할 때 지문의 어느 부분이 옳지 않은지, (고득점을 위해서는) 나아가 옳은 내용은 무엇인지를 내가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옳은 지문이든 틀린 지문이든, 몰라서 확신할 수 없는 지문들 옆에 작게 표시를 해두세요. 다음 번 회독 때는 이 지문들을 중심으로, 해설집을 들춰보며 기화펜으로 내용을 수정하며 외우면 됩니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너무 길고 힘들겠지만, 회독을 반복할수록 내가 아는 게 늘어나면서 이 시간이 점점 단축됩니다. 5번 이상 회독하고나면 어느새 책 한권이 머릿속에 다 있을 겁니다. 저도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전혀 믿지 않았어요^^;; 심지어 8번쯤 회독할 때는 내가 아는 거 모르는 거 가리지 않고 책 전체를 회독하는데 2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ㅎㅎ

특히 판례 위주로 공부해야하는 행정법에 이 방법은 특효입니다. 지난 2년간 행정법이 내내 제 발목을 잡았는데, 이렇게 공부해서 이번 시험에서 행정법 100점을 달성했어요! 심지어 너무 쉬워서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왜 합격생분들이 하면 할수록 행정법보다 행정학이 더 어렵다고 하시는지 이해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ㅎㅎㅎ

수험생 여러분, 하는 과정이 지루하고 힘들고 짜증도 날 거예요.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사람들은 각자 놀거나 일하는데 나는 집/독서실에 박혀서 뭐하는 짓인가 회의감이 드는 날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이 짓도 끝나는 날이 옵니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이뤄서!

여러분들의 합격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들 합격하실 거예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