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이자 맘시생으로서 도전한 공시라 저와 비슷한 상황의 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공시기간

처음 도전을 시작한건 2020년도였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아이가 집에 있으면서 공부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처음엔 외무직 7급이 목표였기 때문에 외국어인 스페인어 강의만 들었고 한국사 이중석 선생님 강의가 너무 재미있어서 공부라기보다는 재미로 틀어놓고 보았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갈동안 직렬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세법 공부도 해보고 형법 공부도 하면서 방황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2년 3월에 정신을 차리고 지방직에서는 꼭 합격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일행직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생활 및 공부법

공부를 안하고 방황한 시간이 길어서인지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바로 공부에 올인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케어해야 하고 각종 집안일에 단 하루도 공부만 할 수 있는 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지금까지 시간을 낭비한 나 자신이 너무 자책되고 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두달 반인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공부를 더 방해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순공시간이 하루 5시간 이상 나오지 않아 너무 불안했습니다. 4월 말부터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습니다. 과목별로 비중이 적은 것부터 덜어내고 기출부터 공략했는데 이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과목별로 진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빨리 끝내고 다시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처음부터 꼼꼼하게 보려다 행정법 한 과목하는데 4월 한달이 벌써 지나가 있었고 행정학은 중간에 찔끔찔금해서 내용이기억도 안 났습니다. 그래서 3일동안 한 과목 전체를 다 보자는 계획으로 빠르게 회독을 하니 그때서야 전체가 보이고 공부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런식으로 5월 한달동안 국어 영어를 제외한 한국사, 행정법, 행정학 3과목을 3-4회독 정도 할 수 있었고 순공시간도 하루에 10시간 정도 나왔습니다. 저는 한번에 한과목씩만 했고 3일 주기로 3과목을 돌렸기때문에 회독주기가 짧아져 기억이 휘발되지 않고 쌓이는 걸 느꼈습니다.

집에서는 방해요소가 너무 많아 5월부터는 스터디카페에 가서 공부했습니다.

기본베이스

대학을 졸업한지 15년이 넘었으니 감각이 떨어졌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꾸준히 읽어온 신문, 아이 공부 봐주면서 익혔던 한자들, 영어 문법 이런게 다 도움이 되더라구요. 국어 영어는 원래 자신있는 과목이었지만 공시 국어의 문법 부분과 영어 어휘는 차원이 다른 디테일이 필요했습니다. 기출동향을 파악해보니 최근에는 문법과 어휘의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과감히 그 부분은 포기하고 아주 기본만 했습니다. 운이 좋게 이번 지방직 국어가 수능식으로 나오고 영어도 어휘가 어렵지않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행정법과 행정학은 처음 공부하는 과목이었습니다.

인강 및 교재선택

처음 공시를 시작할 때 외무직 7급이 목표였기 때문에 외국어에 강한 해커스를 선택했고 이후에 직렬을 바꾸었을 때도 계속 이용했습니다. 저는 막판에 직렬을 바꾸어 인강을 들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어느 강사의 수업을 듣던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유명강사가 아니라도 자기에게 맞는 강사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추천을 한다면 국어 신민숙, 영어 김우택 선생님 강의는 정말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사실 내가 정말 해커스에 감동받은 건 교재의 질입니다. 공시 쪽에 다른 유명한 교재들이 있지만 저와는 맞지 않아서 사놓고 풀어보지도 않았습니다. 교재추천은 과목별로 설명하겠습니다.

한국사:

한국사 모 강사의 유명한 기출문제집은 설명이 긴 글줄로 되어 있어 보기가 힘들었는데 해커스에서 기본교재로 나오는 “설명이 상세한 기출문제집”인가? 이 책은 개인적으로 거의 완벽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상단에 해설은 하단에 정확히 나누어져 있어서 문제를 풀때 해설쪽으로 눈이 가지 않습니다. 각 선지에 짧게라도 해설이 모두 달려있고 오답선지에도 설명이 잘 되어 있어 1회독 할때도 굳이 기본서를 찾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좋은 부분은 각종 표와 도식을 이용해 정리한 개념들입니다. 특히 연도별 시대별로 문제와 연관되어 잘 정리되어 있어 따로 단권화 할 필요성도 못 느낄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한국사는 필기노트나 기본서 필요없이 진짜 이 기출문제집만 본 것 같습니다. 시험 전에 모의고사로 실전감각만 기른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시험준비할 때는 시간이 없어 인강은 듣지 않았습니다. 전에 이중석 선생님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특히 독립운둥 파트는 압권입니다. 암기가 어려우신 분은 이명호 선생님 강의도 추천합니다.

국어:

국어는 시간이 없어 과감히 비중을 덜어낸 과목입니다. 최소한으로 신민숙 선생님의 압축문법 강의와 빈출 어법 240제를 풀었습니다. 이때도 외래어와 표준어 부분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자는 한자성어 300을 틈날 때 조금씩 봐두었습니다.  비문학 공부는 하지 않았고 문학은 빈출개념을 시험직전에 봤습니다. 시간이 없어 더 못 들은게 아쉬울 정도로 신민숙 선생님 강의력은 좋았습니다.

영어:

영어는 자신있는 과목이었지만 문법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껴 김우택 선생님 강의를 우연히 들었는데 너무 감탄했습니다. 그래서 독해 강의까지 들었는데 이건 나만 알고 있는 비법을 들킨 듯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정말 포인트를 다 꿰고 계시고 그걸 아주 깔끔하게 전달해주십니다. 해커스답게 영어 교재도 정말 좋습니다.

행정학, 행정법

이 두 과목은 시간이 없어서 기출문제집만 보다가 개념정리가 안되거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강의를 들었습니다. 시간이 없을 때는 기출을 먼저 보고 강의를 들으면 중요한 부분이 더 이해가 잘 되고 정리가 되니 이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문제집은 함수민 선생님의 최신기출 3개년이 얇아서 회독하기 좋았고 저는 기본서를 읽거나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기출의 해설을 다 외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시험 칠 때의 시간관리입니다. 앞으로 국어와 영어 지문이 더 길어질 것입니다. 암기과목에서 최대한 시간을 아끼고 독해를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연습을 평소에 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장인 수험생이나 맘시생은 순공시간에 연연하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꾸준히 하시다가 시험직전에 폭발적으로 하는걸 목표로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