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창시절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학교 다닐 때 가장 좋았던 날은 학교가 일찍 끝나는 시험 치는 날이었고, 수능준비라는 것은 당연히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 아직까지 수능 과목과 몇 문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몇 점이 만점인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고3 때는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불러 같이 핸드폰 게임했습니다.. 얼마나 공부에 대한 베이스가 없었는지 대충 감이 오시나요? 

대학보단 일자리를 찾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었고 전문대학교에 입학해 사회 경력을 쌓았습니다. 갑자기 몸에 이상이 찾아와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쉬면서 처음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이렇게 사는 것보다 남들한테 인정 받고 부모님이 좋아하시며 나 또한 자랑스럽게 내 직업을 말할 수 있으며 안정적이게 살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학벌이나 경력이 아닌 오로지 내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건 공무원 시험밖에 없었고, 영어를 보지 않아도 되는 군무원은 저에게 한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저는 특별한 꿀팁이라는 건 없습니다. 사실 이번 합격도 대량채용과 9급이 아닌 7급을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할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시험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떨어지는 시험입니다. 지원한 모두가 최종합격 270명에 든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작년 시험에 한 번 떨어진 재시생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2022년도는 나의 해이다라는 생각으로 미련하게 공부했고 그 미련한 성격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문제가 도저히 풀리지 않아 울면서 몇 시간을 쏟아부은 적도 있었고, 아침을 많이 먹고 가서 점심, 저녁을 먹는 시간도 아끼려고 했습니다. 정확한 시간을 재지 않아 순공부 시간은 모르겠지만 아침 10시에 스터디 카페를 가면 12시까지는 무조건 앉아있었고, 쉬는 날도 사실 특별히 없었습니다. 수험생은 어차피 쉬는 날 쉬어봤자 마음만 불편합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친구들과도 일절 만나지 않았고,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거의 만나지 않았습니다. 만나도 저녁만 먹고 헤어진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초시 때는 이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재시가 되고 나서 마지막 시험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하게 되더라구요. 사실 힘든 것도 잘 느끼지 못했고 당연한 하루하루라고 생각했는데 시험이 끝나고 나니 다시는 절대 그렇게 못 살 것 같습니다..ㅜㅜ

공무원은 모르겠지만 군무원은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 성실하게 공부한 사람이 붙는 시험입니다. 여러 번 회독하고, 시험 막판엔 버려야 하지만 시간이 많을 때는 작은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간절함? 그냥 그런 마음만 있으면 붙는 시험인 것 같습니다. 전 기출보다는 기본서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시중에서 하는 요약서나 요약강의 같은 건 전혀 듣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만 다시 돌아가서 기본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시면 처음에는 성적이 진짜 너~~~~~무 심각하게 안 나옵니다. 근데 갑자기 급성장을 하더라구요. 그렇게 급성장 했던 날 모두가 놀랐고 다들 어떻게 공부했냐고 물어봤는데 사실 저도 그 점수를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갑자기 그냥 그렇게 오르더라구요. 

전 시험 한 달 전에는 기본서만 회독하였고, 알고 있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나눠서 시험 마지막에는 모르는 부분만 회독하려고 했습니다. 시험 치기 직전에도 죽어도 안 외워졌던 부분은 인덱스를 붙여서 그 부분만 순간 암기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기출은 중요합니다. 기본서 중점으로 공부하시되 기출회독도 많이 하신다면 아마 고득점으로 붙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군무원은 참 안 좋은 말이 많습니다. 멘탈은 흔들게 하는 말들도 참 많구요. 문제도 지엽적이죠? 근데 이거 하나는 정말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게 모든 과목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노력하셨다면 아무리 지엽적이게 나와도 합격할 수 있는 시험입니다. 이번에도 합격하신 분들은 행정법과 경영학에서 고득점 맞고, 행정학에서 낮은 점수를 맞아도 상쇄가 되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그냥 이상한 소리는 항상 걸러들으시고 책 한 자 더 보시는 게 합격에 더 도움이 되실 거예요. 

면접 때는 특히 더 멘탈 흔들리는 소리가 많습니다. 오전조는 탈락한다, 뭐 어떤 건 면탈 시그널이다, 이건 합격 시그널이다... 다 멍멍이 소리입니다. 그런 시그널 하나도 맞은 거 없었습니다. 군무원은 면접도 중요하다는 거 아실 겁니다. 마지막까지 경각심을 가지시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신다면 2023년 최종합격은 여러분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신민숙 선생님과 이인호 선생님. 선생님들 덕분에 군무원 최종합격 할 수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말도 안 듣고 부모님 속만 끓게 했던 제가 이제서야 부모님이 저로 인해 웃는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항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성실히 일하는 공직자가 되겠다고 선생님들께 약속하면서 이 은혜 갚아가겠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