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기와 기본베이스 및 수험기간

프리랜서였던 저는 아내가 가볍게 툭 던진

'이거 성격에 잘 맞을 거 같아~ 한번 해봐~'

한 마디에 하루아침에 겁없이 공시생이 되었습니다.

서른에 결혼하여 서른 하나에 늦게 시작한 공부..

초등학생 때 알림장을 쓰려고 연필을 잡아본 적이

전부인 정도의 노베이스였습니다.

2018년에 공부를 시작해서 22년 6월까지 총 11번(일반행정) 시험을 봤고, 

그중 10번 모두 불합격했습니다.

마침 사회복지자격증이 있었던 저는

마지막 11번 째 시험으로 사회복지직을 목표로 해서

새로 2과목을 공부하기로 했고,

22년 6월 시험에 운 좋게 합격을 했습니다.

2. 하루루틴과 생활습관

살면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 루틴이나 습관 따위는 노력해도 생기지 않았고,

일과 공부와 육아를 병행을 해서 그런지 피로감은 증폭되었습니다.

그렇게 꾸역꾸역 공부를 이어갔으며,

도서관과 수많은 스터디카페를 투어했습니다. (투어인지 방황인지..)

그 끝에 집 근처 독서실 총무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기 싫었어도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저에겐 엉덩이가 무거워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3. 본인만의 학습법 및 경험담

중석쌤의 팬인 저로서는 아이러니(?)하지만, 앞글자따기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공무원시험 특성상 시간적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문제를 읽자마자 요구하는 답의 뉘앙스가

수초 내로 떠오르지 않으면 곧 기세가 꺾이게 됩니다.

그렇게 꺾인 기세는 불합격이라는 확신으로 다가왔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저는 이 막막함들을 걷어 내기 위해 문제가 요구하는 답의 초성만이라도 떠오를 수 있게

어떻게든 발버둥을 쳐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앞글자따기였습니다.

그렇게 무작정 외우고 보니, 어느 순간 '문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던 것 같고, 곧 점수가 조금씩 올랐던 것 같습니다.

4. 과목별 학습후기

국어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던 과목이었고,

문학은 기본기가 없는 저로서는 따라잡는 게 아예 불가능했고,

기본/심화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과 포인트들만 복습했으며

문학작품 특성상 시기가 중요한 부분은 한국사와 연결지어 숙지했습니다.

비문학은 항상 멀미가 났지만, 공부할수록 논리적인 사고와 시야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법은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어법을 마스터한 지금의 저는 똑똑해졌음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민숙쌤, 효주쌤 감사드립니다!

영어는 세종대왕께 다시 한 번 감사하게된 과목입니다.

아주 고단하게 단어들을 외우고 문법을 익히니,

1년 정도 지났을 즈음, 가벼운 독해의 성공을 맛봤습니다.

곧 꽤 긴 문장도 독해할 수 있었습니다.

기쁨도 잠시.. 문제는 촉박한 시간 내에 정확히 독해하고 답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시간을 다 잡아 먹었기 때문에 너무 큰 스트레스였고,

지금도 어려운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어법은 이전 시험들보다 비중이 많이 줄어든 것 같지만

틀리면 안 되는 유형에 속하기 때문에 역시 부담이었습니다.

빈칸추론, 문장삽입, 문장연결 등은

독해의 연장선인 듯했으며 스스로 센스가 있는 사람인지 없는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송희쌤, 비비안쌤 감사드립니다!

한국사는 특히 중석쌤이 기억에 남습니다.

재미있었고, 수험 기간 동안 큰 힘이었습니다.

버스 광고에서 말고, '시나리오: 이중석'으로 만나뵙고 싶습니다.

또 공무원 시험 처음 시작할 때 설명회로 뵈어서 기억에 남았던

자상한 승범쌤도 역시 기억에 남습니다. 감사합니다.

양평에 갈 때면 생각나는 행정학 서현쌤,

큰아빠 같은 행정학 상호쌤,

센스쟁이 뭔가 멋진 그런 행정법 재혁쌤,

우리 소중하고 사랑하고 귀한 사회복지학 정훈쌤,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뜻깊었습니다. 감사합니다.

5.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등

개인적으로 공무원 공부는 저에게 학창시절 공부를 안 해본 대가를 혹독히 치르게해준 경험이었습니다.

지금은 현직에 있지만, 합격의 영광은 찰나였습니다.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겠지만, 큰 기대는 괴리를 키울 뿐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해보니 불합격했다고 우울해할 만한 직업은 절대 아닙니다.

반대로 합격했다고 부풀어 있을 만한 직업도 절대 아닙니다.

모든 수험생분들!

정신적으로 갇히지 않는 수험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