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 베이스

비전공자이고, 고등학교 다닐 때도 공부를 심각하게 안했습니다.

수능 모의고사 기준으로 국어는 문법 다 틀리고 나머지는 다 맞쳐서 2등급 정도, 영어는 문법 전혀 모르고 한 문장도 완전하게 해석되는 게 없는 수준.. 거의 뉘앙스로만 풀었습니다 5~6등급. 한국사는 본 적이 없습니다.

쌩노베이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하루 루틴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 보니 공부하는 습관을 만드려고 노력했습니다.

씻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제외하면 계속 책을 보고 있으려고 했습니다. 강박관념이 생겨서 평일 주말 구분 없이 계속 공부했고 쉬는 시간도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네요. 형식상으로 공부시간은 15시간 정도 되는데 막상 순공은 8~10시간 사이였던 것 같고, 집중력도 썩 좋지 않았습니다. 폰 꺼내서 유튜브 보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구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푹 쉬시고, 쉬는 시간도 정해놓고 계획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다른 합격생 분들 봐도, 저처럼 계획없이 무식하게 공부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시험이 끝난 지금 생각해봐도 무작정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그만큼 성적이 좋아지는 시험은 아닌 것 같네요.

3. 공부 방법

국어: 신민숙 선생님

어법은 기본이론, 심화이론 인강 한 번 듣고, 어법 필기노트 회독했습니다. 어느 정도 머리속에 들어온 이후로는 완전히 까먹기 전에 한 번씩 보는 방식으로 2~3달에 한 번 읽은 것 같습니다. 기출 어법 한 번 풀어보고 어법300제도 풀었어요.

문학은 고전문학 인강 듣고 빈출된 작품은 완전히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봤고, 현대문학이나 시 등은 빈출된 작품만 시험 1~2달 전에 훑어 봤습니다. 어휘도 기본서에 빈출된 것만 시험 전에 훑어봄

한자는 민숙 누님 한자성어300자 책 사서 봤는데 한자성어는 이거면 충분한 것 같네요. 두 글자 한자어는 전 안봤지만 빈출 한자어 몇 개는 외워 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방직 시험에서는 몇 개 외워두면 풀 수 있는 문제로 나왔으니까요. 요즘 공통과목은 암기비중 줄이고 쉬운 문제 많이 출제하고 있으니 두 글자 한자 문제도 점점 외우면 풀 수 있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문학은 양의 격률, 요령의 격률 같이 외워야 하는 것만 외우고 따로 안 봤습니다. 최근 출제 경향 생각하면 평이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고 실제로 그러했습니다. 근데 저는 바보라 엄청 쉬운거 하나 틀렸습니다.

결과적으로 한자 문제 하나 비문학에서 하나 틀렸네요.

영어: 비비안 선생님

단어는 기본서 사면 오는 60일짜리 단어장 매일 200개씩 보면서 회독했습니다. 저는 다 외울 생각으로 공부했는데 비추합니다. 단어도 점점 쉽게 출제되는 경향이라 좀 컴팩트한 다른 단어장 찾아서 보거나 단어 강의 보면서 집어주는 것 위주로 외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문법은 인강 한 번 보고 기본서랑 기출 계속 회독했습니다. 문법도 기출 책보면 옛날 문제랑 최신 문제랑 난이도 차이가 좀 있기 때문에 옛날 문제 풀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최근 문제들 보면서 대충 이 정도 난이도로 나온다고 생각하시고 공부하시면 될 듯합니다.

독해는 독해 문제 주기적으로 꾸준히 푸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사실 거의 안봤습니다. 매일 문제풀기가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 보니 결과적으로 하프모의고사 3개월분량이랑 기출문제집 한권 정도 본 게 다입니다. 그래도 문제가 쉽게 나와서 그런지 독해 문제는 다 맞혔습니다. 노베 여러분 영어 독해에 너무 겁먹지 마시길 바랍니다.. 요즘 공통과목은 꾸준히 쉽게 출제되고 있고 저처럼 쌩노베이스도 어느 정도 공부하니 그래도 풀립니다! 아 다만 저는 생활영어에서 3개를 내리 틀렸습니다. 문법에서 하나 틀렸고.. 누가 생활영어는 이제 전혀 안봐도 된다고 해서 안봤는데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생활영어 마무리 강의 정도는 듣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방직은 다 맞혔어요.

한국사: 이중석 선생님

이론 강의 한 번 듣고 필기노트, 기출 보면서 무한 회독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난이도가 꾸준히 평이하게 출제되고 있는 걸 명심하고 공부하시면 스트레스가 덜 할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기준으로 중요한 것 위주로 공부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 외우려고 하면 양이 너무 많아요. 개인적으로 이번 시험은 100점 받아야 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하는데, 역시 제가 바보여서 엄청 쉬운 거에서 2개 틀렸습니다. 그냥 제 실력이죠 ㅠㅠ

행정학 : 송상호 선생님

역시 이론 강의 한 번만 듣고 기본서, 기출 무한 회독했습니다. 다만 행정학은 인강 반복적으로 듣고, 기출 인강도 듣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단순 암기라고 생각해서 독학했는데, 물론 단순 암기로 어느 정도 점수 뽑아낼 순 있지만 2~3문제 정도는 말을 꼬아서 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기출 보다 보면 아실 거예요), 이런 문제 풀려면 '행정학적 사고력'을 쌓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송상호 선생님 강의가 이런 사고력을 쌓는 데는 좋다고 생각해요. 80점 받았는데 좀 아쉽습니다. 강의를 많이 들었으면 90점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행정법 : 황남기 선생님

이론 강의 한 번 보고 기본서, 기출 무한 회독했습니다. 처음에 진짜 너무 안읽히고 힘들었는데 회독이 답인 것 같습니다. 기본서 보다는 기출위주로 계속 반복하시다보면 어느새 행정법 문제를 쓱쓱 풀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은 생각보다 많으니 꾸준히 회독, 회독이 답입니다. 그래도 이건 실수 안해서 다 맞혔습니다.

4. 전하고 싶은 말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참 막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걸 언제 다 볼지, 합격할 수 있을지 이런 생각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걱정이 수험 태도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계속 우울한 상태였고 때문에 문제풀기 귀찮아서 동형 모의고사는 전혀 안 봤고, 기출만 무한 회독하는 이런 공부법이 실제 시험장에서 엄청난 점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쉬운 문제를 엄청 틀렸는데 만약 동형 모의고사도 꾸준히 풀었다면 이런 실수도 안했을 것이고 아마 평균이 6점은 올랐을 겁니다. 시험이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가장 큰 적은 저였습니다. 공부를 하기로 했으면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본 내용 까먹고, 보고 또 까먹고, 보고 또 까먹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원래 공무원 시험은 끊임 없는 망각과 암기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자신을 책망하지 말고! 잊은 걸 다시 보는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수 십번 잊어버려도 미련하게 다시 보는 수험생의 모습은, 진심으로 멋있습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지만, 여러분은 꼭 자신을 믿어주세요. 그러면 정말 여러분 스스로 좋은 결과로 보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