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ESPECIALLY FOR 맘시생 분들^^)

제가 합격수기를 쓰는 날이 드디어 왔네요. ^^

이 글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맘시생 분들에게 바칩니다. (많이 긴 글 주의!)

저는 아이가 둘인데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 2학기가 되니까 확실히 소아과 전쟁 겪을 일도 적어지고. 엄마 손이 확실히 덜 가더라구요.(참고로 1학년 1학기는 겁나 바쁩니다. 학교에서 12시면 집에 오고. 학원도 적응해야 하고...) 그 때부터 조금씩 생각했어요. 어쩌면 둘째도 초등학생이 되면 나도 워킹맘 할 수 있겠는데?

근데 뭘하지...

40대 초반 나이에 경력은 10년 이상 단절되었고...

각종 알바마저 키오스크한테 위협받는 이 시대에....

나이 많다고 안 뽑아 주지 않고. 나만 열심히 하면 취업이 가능한 길...

역시 공무원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첫째랑 둘째가 3살 터울이니. 저 생각 했을때부터 공부 시작했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것이 아쉽지만..결심을 딱 하지 않고 세월을 보내고...작년에 둘찌도 대망의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10년 전에 가입해둔 공무원 시험 카페를 열심히 뒤져서 시험 일정, 티오 등등 정보를 얻고.

비전공자도 응시 가능한 농업직으로 직렬 결정을 하고..5월에 드디어 해커스 프리패스 결제를 했어요.

제 베이스는..한국사와는 철저히 담쌓은 문과생입니다.

국어 – 문법은 제로. 수능 독해(비문학)에만 강했었....

영어 – 대학 때 전공 (하지만 수능세대여서 문법 제로. 독해만 강했었음.)

한국사 – 완전 제로. 암기과목에 약하고 사극도 안 봤었음.

식용작물, 재배학 – 금시초문

총 수험기간 : 1년 1개월  

그래도 나름 언어에 강한 편이라서 국어 영어 베이스는 있겠거니 하고 중고로 역대 기출 문제집을 구입해서 처음 풀어본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공무원 국어, 공무원 영어는..그냥 딴 세상이더라구요.

특히 국어는 한자, 문법 많이 나온 회차는 반토막 수준이고...독해 위주로 나온 시험은 공부 안해도 80~90점은 나오는데.. 시험이 어떤 문제 위주로 나올지 알 수 없으니..결론은 그냥 문법 처음부터 해야 했습니다.

영어는...공무원시험 어휘들이 다 낯설고...T.T 어법은 제가 아예 안했던 부분이라서 1형식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독해도..단시간에 풀기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그러므로 결론은...겸손하게 모든 강의를 1회부터 차근 차근 들어야 했어요.

국어 – 신민숙 선생님 (국가직 100점, 지방직 95점)

나는 한국인인데 이렇게 한국어가 공부할 것이 많다니..그 부분이 자괴감이 들었지만...신민숙 선생님 강의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암기팁 하나하나 머리에 쏙쏙 들어왔었고. 모든 강의에서 느껴지는 열정.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섞어 넣어 주시는 본인 경험담...이래서 1타 강사 시구나...서울에 살지 않아도 이렇게 1타 강사 수업을 들을 수 있다니. 시대가 좋아져서 다행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들었던 것 같아요. 문법은 거의 완강을 했고 문학은 배경지식이 필요한 시조 부분 등만 발췌해서 수업 들었고, 비문학은 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시 트렌드가 바뀌어서 국어 과목은 열심히 공부한 덕을 많이 보지는 않았습니다. 국가직때 문법 비중이 확 줄고 비문학 위주로 나와서.. 어? 이러면 공부한 보람이 없는데? 했는데...지방직때도 수능처럼 문법 비중이 너무나 줄어서 나왔어요. 한자 문제도 난이도가 몹시 낮아 졌습니다. 저처럼 비문학, 독해에는 강하다 싶으신 분들은 시험시간이 촉박하시다면 문법을 스킵하시고 다른 부족한 과목을 공부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공시 트렌드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니까...최신 모의고사는 풀어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민숙쌤이 9급 시험에는 로마자 표기와 중세국어는 안 나온다고 하셨는데, 예전 기출이랑 모의고사에는 있어서 고민하다가 그 부분 아예 버렸는데.. 역시 안 나왔어요. 이런 트렌드는 독학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니 역시 수업을 듣기를 잘했다 싶기는 했습니다.

영어 – 비비안 선생님 (국가직 80점, 지방직 95점)

영어는 정말 비비안 매직 이라고 생각해요. 맨처음에 셀프 실력 테스트 한다고 타사 선생님 모의고사 사서 풀어봤는데..정말 너무 어렵더라구요.. 멘탈 다잡고 비비안쌤 커리를 처음부터 쭉 탔습니다. 기본이론, 올인원, 기출 풀이, 지방직 전날 마지막 미라클 하프 수업까지...쭉 따라만 갔어요. 쌤의 똑부러지는 목소리와 각종 암기팁들. 동의어 정리..모두모두 버릴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연예인 같은 얼굴에 구수한? 말투..가 언매칭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해를 빨리 푸는 스킬 같은 것도 많이 도움되었어요!!

한국사 – 이중석 선생님, 연미정 선생님 + 유튜브 연필TV, 역사지킴이 + 런투런 학습앱 (국가직 80점, 지방직 90점)

한국사는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부은 과목이에요. 원래가 암기과목이 약한데다가 피튀기는 전쟁사 같은 것을 싫어해서 사극도 잘 안 보는 편이었거든요. 딱 ’태정태세문단세‘ 7글자만 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각종 합격수기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이중석 쌤의 기본강의를 끈기를 가지고 다 들었습니다. 1.5배속으로 들어도....강의 수가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그런데..저는 암기력이 약해서.. 이해보다 암기팁이 절실히 필요했는데...이쌤은 암기팁 방출 없이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주시는 스타일이라 2회독부터는 다른 쌤 수업을 들었습니다.

우연히 듣게 된 연미정 쌤의 한큐 강의는 정말 신의 한수였어요. 이론과 문풀을 병행하면서 중간중간 암기팁까지..저한테는 연쌤이 정말 잘 맞았습니다. 특히 강목노트!! 정말 눈에 너무 잘 들어오고 정리도 잘 되어 있어서 크게 도움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쌤이 해커스와 계약이 2021년에 끝나신 것 같더라구요. 저도 최신강의가 없어서 21년도 강의를 들었는데..앞으로 언제까지 해커스에서 연쌤 강의를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계속 들을수만 있다면 연쌤 한큐 강의는 넘나 강추에요!!^^

마지막으로 더 많은 암기팁을 원했던 저는 우연히 알게 된 유튜버 연필 TV 님의 자료도 유료로 구매해서 유독 안 외워지는 문화사 부분 등을 암기하였고, 유튜버 역사지킴이 강의도 전부 들었습니다. 살림 하면서, 혼밥 하면서, 운전 하면서...유튜브는 늘 저와 함께 했어요.

그리고 런투런 어플로 도무지 책상에 앉아있기 싫을 때, 눕고 싶을 때..누워서도 한국사 기출을 풀고는 했습니다. 이것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공시 공부하는 김에 한능검 1급도 수월하게 땄고, 싫어했던 사극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머리를 식히곤 했습니다. 공부한 내용을 영화, 드라마로 보니 재미가 있더라구요^^;;

====한국사는 점점 지엽적인 문제가 나오지 않고 쉬워지는 추세라고 해요. 예전 각종 직렬들의 기출들 무시무시하게 지엽적인 문제들...다 보면 물론 좋지만...올해 시험을 봤을때는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됐었겠다 싶기도 해요. 본인에게 맞는 선생님과 쉬워진 난이도에 맞는 공부방법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 드려요.

재배학 - ㅈㅅㅇ 선생님 ( 국가직 70, 지방직 85)

식용작물 – ㅈㅅㅇ 선생님 ( 국가직 70, 지방직 85)

일단 저는 제가 농업직이 맞는지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 위의 전공 2과목과 겹친다는 유기농업 기능사 부터 도전해 보았습니다. 교재는 나합격 교재 한권만 공부하였고,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1차, 2차 시험 모두 한번에 통과하여 가산점 3점을 확보 하였습니다.

전공 강의는 12월부터 들었는데, 농업직은 합격수기도 많지가 않아서 정말 예전꺼까지 찾아서 모든 수기를 다 읽어본 것 같아요.

ㅈㅅㅇ 쌤 교재는 기출 위주로 밑줄이 쳐 있어서 그 부분 위주로 공부했어요. 그리고 쌤이 강의 중간중간 언급해주시는 빈출문제 암기팁들도 아주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전공자여서 농업 전공은 까막눈이라 기출의 모든 지문을 외운다는 마음으로 보고 또 보고 하다 보니 신기하게 어느 순간 이해가 되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물론 끝까지 이해 안 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안 외워지는 파트는 심지어 노래를 개사해서 부르면서 외웠습니다. 한국사는 인터넷에 암기팁도 많이 있지만.. 농업 전공과목은 검색해도 암기팁이 많지 않아서. 나만의 두문자, 나만의 암기팁을 만들어서 외우시는 노력이 필요해요. 많은 전공 노래를 만들어서 합격 후기에 “내가 만든 노래중에 몇 문제가 나왔다!” 라고 쓰고 싶었지만...놀랍게도 한 문제도 안 나오기는 했습니다 OTL 그래도..시험에 임하는 자신감을 많이 높여줬던 것 같아요. 공시는 시간 압박이 심해서 단시간 내에 푸는 것이 중요한데 노래로 외운 부분은 문제 풀 때 정말 단시간 내에 기억이 떠오르더라구요.^^;;;

쌤 말씀 중에. 포기하지 말고 수험기간 길게 잡지 말아라. 무조건 내년 시험에 붙는다는 마음으로 공부해라 라는 말씀이 가장 좋았습니다. 공부가 너무 안 될 때, 전공과목이 너무 어려워서 이 직렬이 맞을까 의심이 찾아올 때...저 말씀을 떠올리면서..그리고 든든한 기능사 자격증을 떠올리면서...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국가직 시험을 볼때는 전공 두 과목 기출 1회독조차 끝내지 못한 상태여서 과연 이번 지방직 시험까지 점수를 만들 수 있을까 초조했지만 국가직 이후 지방직까지 전공 기출 위주로 열심히 외우고 또 외워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접 준비 : 피티윤 선생님의 단톡방

제가 정말 낯도 많이 가리고 극 I의 성격이라 예전에도 면접에 약한 편이었어요. 대학 졸업 후에 몇 번 겪었던 압박면접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어서 면접 스트레스가 제법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들 둘을 키우면서 좀 성격이 억세어졌고. 또 공무원 면접은 껌만 안 씹고 들어가면 보통을 받는다는 말에 마음을 편히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필기 합격 후에 면접 날짜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준비 시간은 충분했지만..뭔가 너무너무 막막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피티윤 선생님의 면접 준비 단톡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거기 들어가서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수강생이 아니어도 들어갈 수 있어요) 강의는 수강하지 않았고. 피티윤 선생님의 면접책을 한 권 샀는데. 전년도 면접 기출질문과 답변이 상세히 적혀 있어서 참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면접 준비를 할 때도 유튜브에서 많은 팁을 얻었던 것 같아요.

자기소개 및 독서평 발표(--이건 충남만 해당), 빈출 예상 질문과 답 몇 가지만 작성해서 말해보고 녹음해서 들어보고 그것만 잘 하자 하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사실 질문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답도 없는 것들이라 전부 준비는 못해요.

저는 다행히 면접관 분들이 처음부터 필기합격 축하한다는 말씀과 함께 부드러운 어조로 어렵지 않은 질문들을 주셔서. 크게 당황하지 않고 무난히 면접을 마쳤던 것 같습니다.

합격수기를 이렇게 길게 써도 되나 싶을만큼 길게 쓰고 있네요... 저는 정말 인터넷과 카페 검색만이 저의 공시 길잡이였기 때문에 저처럼 막막하게 공시 시작하실 맘시생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최대한 자세하게 써 보았습니다. 살림과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특히나 아이가 어리시다면 더 그럴꺼에요.

저는 작년에 우연히 알게되어 가입한 열품타의 맘시생방에서 많은 자극을 받고 공부했습니다. 저는 강제성을 띄고 벌금 걷고 이런건 맞지가 않았는데.. 열품타는 강제성 없이 다른 맘시생분들은 오늘 몇시부터 몇시까지 공부를 했구나. 나도 노력해야겠다.. 이번달 TOP 3안에 들어보자!! 이런 자극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책도 졸업했었는데....아이들 동화책만 읽어줬는데....

오랜만에 저 자신을 위해 책을 사고, 내 책상을 사고, 연필을 깎고, 신문물 학용품들을 사고.. 스카에 가서 젊은피들과 같이 공부하고...이런 과정들이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만큼...단기합격을 꼭 하고 싶어서 1년간은 원래 하던 운동, 모임 등을 다 끊고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떨어졌을 때 창피할까 망설였지만, 주위에도 일부러 다 알렸어요. 나 공무원 공부한다고...1년 정도 일단 바쁘게 살겠노라고..

저녁은 대략 밀키트나 배달음식으로 할때도 많았고, 마의 방학기간에는 아이들은 식사만 챙겨주고, 시간되면 학원 잘 가라고 당부하고 집 앞 스카로 튀었어요.. 주말에는 남편에게 아이들 부탁하고 종일 스카로.....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했지만. 긴 인생 중에 1년만 이렇게 한다! 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지방직 시험 전 약 2달은 1일 1모의고사 전과목 돌린 것 같아요. (영어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하프로 돌리기도 하고) 전과목 감 떨어지지 않게 꼭 붙잡고 남는 시간은 부족한 전공과목에 투자했습니다.

처음 목표했던 것 이상의 점수로 합격할 수 있게 되니 그동안 응원해주고 말도 안되는 암기노래 같이 불러준 아이들과 남편에게도 당당해졌어요.. 자존감도 UP!! 맘시생 여러분!! 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걸리는 시간도 다를꺼에요. 하지만 중꺾마!! ^^

제 수기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마무리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