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올해 1월부터 공시 공부를 시작해서 4월 필기, 해커스 조철현 강사님의 도움을 받아 5월 면접까지 최종합격한 수험생입니다.

우선 저는 영어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본이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영어에 대해서는 의미 없는 수기일 수는 있습니다.하지만 저는 공무원 시험을 처음 대했을 때, 짧은 기간 안에 처음 보는 실용국어와 한국사 등 많은 공부량을 소화해야하는 데 있어서 자신감이 많이 없던 상태였습니다. 저도 수험 생활을 하면서 저와 같은 상황에서 '수험기간이 짧으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까?' 등의 질문에 대해서 답을 확실히 줄 수 있는 수기가 없었다고 생각해서 어떤 면에서는 제 수기가 유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 염두에 두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 공부 시간 및 전제

＃ 공부시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2월까지는 일을 계속 하고 있었고 하루에 공부 시간은 평균 5~7시간 확보했습니다. 

＃ 선택과목은 개인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사회/수학을 선택했습니다. 

＃ 공부패턴:

전날 복습/영어 단어/실용 국어/어휘 한자 매일

수학->사회->한국사->수학->사회->한국사... 순으로 회독

＃ 기본적인 마인드 자체를 "어차피 틀리라고 내는 문제는 남들도 틀릴 수밖에 없다. 최대한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면서 가지를 쳐 나가자"라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예를 들면

- 올해 서울시 2월 시험에서 나온 guffaw와 같은 단어

- 한국사에서 내신좌평, 내법좌평, 내두좌평이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

- 국어에서 '쿵더쿵', '행내기', '마냥모' 등이 각각 표준어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보기는 하되, 안 외워진다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집착은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 다만 어떤 내용을 공부할 때 그걸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남은 수험기간에 저에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명심하고 암기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안 외워진다고 스트레스 받지는 않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회독 때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검은 캘리그래피 펜(혹은 사인펜)으로 삭제 작업을 해가면서 공부량을 줄여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래야 결국 다음 회독 땐 제가 모르는 것만 남고 모르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알고 있는 내용을 삭제하는 순간에도 미련을 두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니 끝까지 머릿속에 넣고 가자‘라는 마음으로 지웠습니다. 알면 무조건 펜으로 그어 버렸습니다.

＃ 그리고 다른 수험생들과 다르게 저는 제가 지금 하는 공부가 휘발성이 엄청 심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장기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싶어 무조건 A4 한 장에다 하루 공부에 대한 내용을 요약해놨고, 다음 날에 복습을 1시간 하는 시간을 무조건 배정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워지지 않는 내용은 모레, 글피까지 가져가서 외워버리고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 국어(3회독)

국어는 우선 중/고등학생 때 했던 기본기가 조금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문학과 비문학(독해) 기출은 1달 전 동형모의고사로 감만을 살리고자 생각해서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꼭 공부해야만 하는 실용국어/어휘/한자 등에 집중했습니다.

1) 실용국어:

먼저 실용국어도 기본적인 문제를 맞혀야 하기 때문에 너무 지엽적인 부분에는 집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규칙을 세우면서 암기를 최소화하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 외래어 표기에서 dot이 ‘도트‘인지 ’다트’인지 구분하는 법에서 영어에 강세가 있는 부분엔 좀 더 발음하기 어려운 ‘ㅗ’발음이 오게 된다. 그래서 ‘도트’일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부분도 자연스럽게 해결 됐습니다.

concept[co'ncept]라서 ‘콘셉트’[컨셉트 x] ‘ㅗ’ 발음이 ‘ㅓ’ 보다 어렵다고 판단

consortium[conso'rtium]이니까 ‘컨소시엄’[콘소시엄 x] ‘ㅗ’ 발음이 ‘ㅓ’ 보다 어렵다고 판단

dynamic[dyna'mic]이니까 ‘다이내믹’[다이나믹 x] ‘ㅐ’ 발음이 ‘ㅏ’보다 발음하기 어렵다고 판단

container[conta'iner]이니까 ‘컨테이너’ [콘테이너 x] ‘ㅗ’ 발음이 ‘ㅓ’ 보다 어렵다고 판단

target[ta'rget]이니까 ‘타깃’ [타겟 x] ‘ㅔ’가 'l‘보다 발음하기 어렵다고 판단

- 표준어 찾기에서 나이빼기/나이배기, 뚝배기/뚝빼기, 대갈빼기/대갈배기 등을 외울 때도 모든 것을 다 외우려하지 않고 집합이 적은 쪽을 외워서

‘언덕배기, 나이배기, 학배기, 뚝배기’가 아니면 다 ‘-빼기’라고 판단하기로 나름의 규칙을 세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방법이 진짜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다 외우는 것보단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고, 혹시나 내가 준비를 못한 선택지에 대해서 자신있게 지워나갈 수 있다는 힘을 조금씩 실어줬습니다.

2) 어휘/한자

어휘, 한자 역시 다 외우려고 하면 국어사전을 다 봐야하고 옥편을 다 찾아봐야 할 정도로 끝이 없는 범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출만을 활용했습니다. 또, 기출에 있다고 해서(특히 국회직 8급의 한자 문제) 다 공부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판단했을 때 너무하다 싶은 문제들은 주저없이 보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다시 나오기 힘들테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다가 왠지 많이 보이는

- 마를 재/실을 재/건널 제 구분이나

- 부정(不正, 不定, 否定) 구분

- 이상(理想, 異狀, 異常) 구분

이런 한자들은(위의 세가지 경우가 다가 아니라 셀 수 없지 많이 있지만...) 필수적인 것이라 생각해서 신경써서 외웠습니다. 그렇게 외워놨더니 동형 모의고사를 풀면서도 맞히는 것은 소거를 해서라도 맞게 되고, 그 외에 손 쓸 수 없는 것은 한자 공부를 더 했다고 해서 맞힐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3) 문학/독해

기본적으로 독서를 많이 해온 것은 아니지만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만 찾아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부담은 안 됐습니다. 문학 자체도 독해 지문 읽듯이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만 집중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암기해야할 내용은 기출을 풀면서 따로 나올 때마다 암기를 해뒀습니다.

예를 들면,

- 서울시에서 자주 요구하는 ‘논리의 오류 종류 찾기‘ (잘못된 유비추리, 흑백논리,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 등)

- ‘서사’, ‘묘사’, ‘환유’, ‘제유’, ‘감정이입’, ‘객관적 상관물’에 대한 정확한 정의 및 예시들

- 독해에서 구분/분류의 차이

같은 개인적으로 헷갈리는 문학 개념들은 정리를 해서 암기해야할 필요를 느껴서 대비했습니다.

2. 영어(단어장 3회독)

영어는 확실히 제가 영어학원 강사 일을 하고 있었어서 문법이나 독해/생활영어 부분에서 크게 부담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것 또한 문법/독해 등은 1달여 기간을 남겨두고 동형 모의고사를 풀 때 그때 그때 틀리는 부분에 대해서 정리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건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또 공무원 영어에서 제일 어렵다 싶은 부분이 단어였기 때문에 이건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1) 단어

단어장을 하나 골라서 공책에 모르는 단어들만 옮겨 적어서 저만의 단어장을 만들었습니다(단어는 검은색으로, 뜻은 빨간색으로). 그리고 그 역시 하루에 암기할 양을 정해놓고 회독을 하되, 다음 회독 때 빨간 셀로판지로 가려놓고 뜻을 맞은 단어는 펜으로 그었습니다.

그리고 이 역시 자주 나오는 단어 예를 들면,

- 피하다(avert, circumvent, steer clear of, cramp 등)

- 비난하다(deprecate, reproach, rebuke, denounce)

- 꼼꼼한(scrupulous, punctilious, meticulous, fastidious, painstaking) 등

어차피 단어 유형 자체가 동의어를 찾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뜻이 같은 것은 묶어서 외우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예를 들면 painstaking이 ‘공들인’이란 뜻으로 나왔어도, 무리가 없다는 전제 하에 ‘꼼꼼한’의 단어들에 포함시켜서 단어들의 집합 또한 많이 줄이는 쪽으로 노력했습니다.

2) 독해/문법/생활영어

이 부분은 동형을 풀면서 실전 감각만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 한국사(기출 4회독, 그 외 문제집 2권, 시간 가장 많이 투자)

정말 역사를 각잡고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제일 부담이 큰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목 역시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지엽적인 것에는 집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번 국가직 시험이 상대적으로 쉬워서 제가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일 수도 있지만 출제진이 작정하고 어려운 문제를 낸다하면 수험생 입장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커버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남은 수험 기간/역량에 따라서 지엽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한 공부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는 1회독을 하고 나서 사회->수학 훑고 오면 불과 며칠 사이에 다 날아가버려 있어서 정말 많이 좌절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사는 회독이 끝난 후에 바로 전범위 기출(1회 형식)을 잡아들고 풀었습니다. 회독을 하고 다음 번 회독을 할 때 날아가 있을 내용이 전범위 기출을 풀면서 기억이 조금 장기화되는 듯싶었습니다. 한국사 역시 제가 알고 있다는 선택지는 검은 펜으로 그어버리고 남은 부분에 집중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4. 면접

먼저 현직에서 공무원을 하다가 이번 국가직에 같이 시험을 보게 된 친구가 해커스 학원 조철현 강사님 수업을 듣고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기에 바로 따라갔습니다. 유경험자의 조언이니까요. 그래도 속으로는 조금 많이 불안했습니다. ‘진짜 2주 갖고 면접이 완성되는 건가? 나 정말 하나도 모르는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신기하게도 본인 경험 정리/공직가치/공직생활/민원대응방법/전문직렬 등에 대해서 빈틈없이 준비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초시생이고 많이 미흡 걱정들을 하시지만, 공무원 면접은 전문 직렬의 지식을 알고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고 면접자 본인이 어떤 논리를 세워서 조리있게 말하느냐, 압박에 대해서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 올바른 공직가치를 갖추고 그걸 자신의 경험으로 잘 녹여낼 수 있나 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확실히 느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강사님의 바른 방향성을 믿고 무리없이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스터디, 그리고 그 이후에 수강생 스스로 하는 조인 스터디들을 많이 활용하면서 많은 5분 발표/자기기술서 기출을 많이 접해본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불안한 부분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려서 상담을 받는 것도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도 학원 강사를 해봐서 수강생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신경 쓴다는 게 진짜 쉬운 일이 아닌 걸 잘 아는데 여유 있으시면서도 정성껏 상담해주셨습니다. 역시 학원은 관리가 제일 중요한데 "관리형" 면접반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