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조리직 지방공무원을 정기적으로 채용하는 곳은 경북, 경남, 충북 그리고 전남 교육청 이렇게 네 군데뿐입니다. 물론 조리직 국가공무원도 있지만, 부정기적으로 드물게 채용공고가 나고 그것도 경력자를 대상으로 면접으로 1명 정도만 모집합니다. 지방교육청에서 조리직공무원을 대규모로 매년 채용하게 된 것은 최근 3~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언제 다시 채용을 중지할지 모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올해 합격을 목표로 수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조리직은 공개채용의 경우 시험과목이 국어, 한국사, 위생관계법규 3과목입니다. 경력채용의 경우는 사회, 위생관계법규 2과목입니다. 공무원 준비생들의 발목을 가장 많이 잡는 영어 과목이 없고, 시험의 난이도가 교육행정직과 비슷하여 매해 응시생이 늘어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지방교육청의 시험도 인사혁신처로 일괄 이관되어 위탁출제 된다는 예정 공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난이도 상승에 대비해 공부계획을 짤 수밖에 없었고, 국어에서 한자 문제도 염두에 두고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올 초 확정된 시험공고에서 조리직을 비롯한 일부 소수직렬의 경우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공동출제한다고 했습니다. 교육청 자체 출제이기에 기출문제도 없고, 따라서 난이도도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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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부터 수험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그러면서 먼저 나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독학할 것인가, 학원에 다닐 것인가, 인강으로 공부할 것인가, 어디서 공부를 할 것인가? 독서실? 공공도서관? 집? 등등. 이런저런 선택 과정에서 나 자신을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수험계획을 짜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의 합격 수기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춰서 적절히 수정하고 적용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판단해야 합니다.

  지방에 있기에 학원 수강은 당연히 젖혀두고, 인강과 독학을 두고 잠시 고민했습니다. 인강 수강료가 생각보다 비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난 공무원 시험에 무지한 사람이고, 전문가들이 지침서를 제시하는 데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적지까지 지도 보며 혼자서 찾아갈 수도 있겠지만, 내비게이션이 최적 경로, 최단경로로 안내한다면 기꺼이 지급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 장소도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집에서 공부하면 늦게 일어나거나, 피곤할 때 누워버리거나 이런저런 공부 방해요소가 많아서 독서실이나 도서관을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동시간, 자리 잡는 스트레스, 동영상 시청 문제(인강들으면서 웃거나 자꾸 소리 내서 대답함), 무거운 교재 등의 문제 때문에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집에서 공부한다고 게을러지거나 자기통제를 못 한다면, 어차피 도서관에서 공부해도 수험생활은 실패할 것이라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약 6개월의 수험기간이지만 중간에 슬럼프도 있었습니다. 2월에 설 연휴 기간 며칠 공부를 못했더니, 나중에 다시 책상에 앉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때쯤 국어 문법 때문에 머리가 꽉 막힌듯하고 이해가 잘 안 되니깐, 책을 쳐다보기도 싫어서 약 2주간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매일 공부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책상에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정식 시험공고가 확정되어 발표되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때부터는 되든 안 되든 일단 인강 진도는 다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기본 과정을 끝내고 나니깐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고, 그러자 문제풀이도 재밌고 공부하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오랫동안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공부하다가 밥 먹고, 화장실 다녀오고, 간식 챙기러 왔다 갔다, 이것저것 집안일 처리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순 공부시간은 4~5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톱워치를 이용해서 순 공부시간을 측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순 공부시간 10시간을 목표로 매일 점검을 하며 쓸데없는 일을 줄여나갔습니다. 마지막 마무리단계에서는 순 공부시간 7시간 정도를 유지하며 컨디션을 맞춰나갔습니다. 일과를 대충 말하면, 아침 6:30분 기상, 8:00 공부 시작, 12시 점심 식사, 13시 오후 공부 시작, 17시 집 앞 공원 산책 및 광합성, 18시 저녁 식사, 19시 저녁 공부, 11시 취침 이렇게 몇 달을 유지했습니다.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던데, 공부습관 만들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필기시험 합격 후에 남들은 여행을 가거나 하지만, 여행에 별로 재미를 못 느꼈고 여름이라 밖에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책을 많이 읽고 싶었습니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조선시대 일반 민초들의 삶의 모습이 궁금해졌고, 또 대한민국 광복전후의 현대사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필기시험이 끝나자마자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으며 여유시간을 보냈습니다. 또 공부하느라 몸이 많이 약해져서 헬스장에 등록하고 개인 PT를 받으며 체력과 근력을 회복하며 보냈습니다.

  수험생활을 되돌아보면, 합격하게 된 이유가 열심히 한 노력도 있겠지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이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았고, 면접도 의외로 준비한 예상 답변으로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시험이란 것이 제한된 자리를 두고 많은 사람이 경쟁하고, 또 합격권에 있는 수험생들은 누가 합격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비슷비슷한 실력입니다. 그렇기에 합격/불합격은 운에 맡기며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떨어졌다는 자책은 하지 않게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야 돌아설 때, 미련 없이 돌아설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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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목별 공부방법

과목별 공부 방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인터넷 강의 선정의 기준을 말하자면. 일부 지방 공무원학원에서 조리직 패키지를 인강으로 제공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위생관계법규는 강의를 제공하는 곳이 한정적이라 제쳐두더라도, 국어와 한국사를 노량진의 최고 수준 강사를 두고 다른 강사의 수업을 듣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어와 한국사는 인기 강사의 강의를 수강하고, 위생관계법규만 따로 다른 인강으로 수강하려고 계획했습니다. 검색을 통해 공단기 학원이 공무원 시험에서 가장 유명하다고해서 알아봤는데, 수강료가 아주 비쌌습니다. 타 학원보다 조금 비싼 게 아니라 너무 비싸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해커스에서도 공무원강의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해커스 토익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어 친근감이 더 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커스공무원에서 제공하는 프리패스를 구매했습니다. 2년 동안 모든 선생님의 모든 강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었고, 또 합격하면 환급해준다고 하니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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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해커스 공무원의 민숙이 누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민숙이 누나의 핵심기초반, 기본이론반, 심화이론반, 기출문제반, 700제 문제풀이, 동형모의고사, 거기다 빈출어법 특강, 국어 개정안 특강, 문학특강, 한자특강 등 대부분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프리패스니까요. 일단 민숙이 누나의 강의력이 좋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문법을 반복해서 잘 설명해주고, 쉬운 암기법도 알려주고, 간간이 나오는 자학개그도 재밌습니다. 전체 4시간 중에 30분은 한자, 3시간은 문법, 30분은 문학에 할애해서 균형있게 진도를 나갑니다. 또 강의마다 푸는 데일리테스트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국어의 경우 많은 양에 질려버릴 수 있는데, 핵심정리를 통해 반복해서 익히고 또 익히니 자연스럽게 암기되었습니다. 수강한 민숙이 누나의 강의만 290강의였습니다.

한국사:

  국사는(국사를 한국사라 부르기 싫어함) 해커스 공무원의 중석이 형의 강의를 들었습니다(형! 고마워. 형 덕분에 국사가 재밌었어). 개인적으로 암기하는 공부를 싫어합니다. 이해하면서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암기가 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중석 선생님의 맵핑 학습법이 바로 그런 공부법이었습니다. 강의 오리엔테이션을 들어보고 내가 찾던 강의 스타일이라 바로 수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상 재생속도보다 1.8배속의 재생속도로 강의하는 이중석 선생님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말도 빨리하니깐 늘어지지 않고, 행동도 귀엽고 재밌어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진중함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지방에서 서울로 없는 시간 쪼개서 삼일절 토크콘서트 찾아갔습니다. 형 보려고!!)

 강의는 한국사 주제별 특강, 기본+심화 ①②③, 기출문제반, 700제 문제풀이, 단권화 핵심정리, 국가직 동형모의고사, 지방직 동형모의고사까지 모든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이중석 선생님의 강의는 몇 회독을 따질 필요 없이 강의 들으면 기본 3회독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문제풀이로 넘어가면 회독 수가 계속 증가하고 누적되어 실력이 쌓이게 됩니다. 또 매시간 나누어주는 데일리테스트까지 풀면, 웬만한 문제집 한 권을 푸는 공부량이 됩니다.

  또 한 가지 이중석 선생님을 추천하는 이유는 어떤 특정 시험에 맞춤이 아닌, 어떤 시험에도 대비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는 점입니다. 지방직, 소방직, 경찰직, 교육행정 등 이렇게 따로 특화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험이더라도 고득점 받을 수 있도록 강의 방향을 제시하고,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것을 틀리지 않도록 강조합니다. 조리직공무원의 한국사 출제 경향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수업방식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중석 선생님 강의는 약 400강 정도 들었습니다.

위생관계법규

  해커스 공무원에서는 이 과목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리직 공무원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고 광고하는 와우고시의 강의 들었습니다. 위생관계법규는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데 와우고시의 이영화 교수님은 실제 공무원시험 접수를 하고 시험을 치고 문제를 복원하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강의력은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되지만(말을 잘하시는 건 아님, 같은 말 반복도 많음), 교재 구성이나 핵심 요점 정리, 예상 모의고사 등이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쉬웠던 요인도 있지만, 위생관계법규 100점 받았습니다.

면접

  필기 합격 후, 면접 준비는 해커스 공무원의 조철현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면접은 강의보다 스터디 구성해서 실제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지방에 있어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대신 실제 면접관 출신의 조철현 선생님의 강의는 공무원 면접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어떻게 면접을 준비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특강을 듣고, 개인적으로 검색을 통해, 그리고 네이버카페 ‘조준사(조리직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를 이용하여 조리직 공무원 면접 기출문제를 모았습니다. 크게 공무원 관련 질문, 조리와 위생 관련 질문, 갈등상황에서의 대처 질문으로 구분하였고, 각각의 질문에 대한 예상 답변을 만들어서 입에 배게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제 면접에서 조금 변형된 질문이 나왔지만, 준비된 답변 안에서 응용해서 대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