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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갑’과 ‘을’ | 공무원 자료실
해커스 공무원 |조회 1301 |2014.06.03 16:30 주소복사 [링크하기]

[기자수첩] ‘갑’과 ‘을’


<공무원 저널 596호>

2014년 06월 04일 수요일
 

 
 

내일은 만년 ‘을’로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흔치 않게 ‘갑’ 노릇을 할 수 있는 지방선거일이다. 

 

지역의 일꾼을 내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지만, 의외로 갑의 권리를 포기하는 유권자들은 많다. 그 배경엔 내가 아니어도 투표할 사람은 많고, 굳이 나의 한 표가 아니어도 될 사람은 된다는 생각이 있을 터다.

 

그러나 갑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곧 ‘을’의 직무 유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대의 민주제에선 투표율이 높고 낮음을 떠나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가 당선된다. 

 

하지만 투표율이 저조한 가운데 당선된 후보가 모든 유권자를 대표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당선자에게 표를 던진 지지층은 전체 유권자 중 소수에 불과한 탓이다. 

 

자연스레 민심을 만만히 보고 공약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당선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갑’ 노릇도 제 때 하지 않으면 평생 ‘종’ 노릇을 면치 못하는 셈이다.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과거만 하더라도 후보자들의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절대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매체의 발달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공간도 많아지면서 유권자들의 선거법 위반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선거 당일 투표독려 행위’다. 

 

지난해 선거 당일 현수막과 어깨띠 등을 이용한 투표 독려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 같은 행위는 물론이고 투표소로부터 100m 이내에서 투표를 권유하는 행위도 금지됐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투표 인증샷’이다. 

 

인증샷은 투표소 밖에서 찍는 것은 가능하지만, 특정 정당 후보자가 표시된 상태에서 촬영하는 것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선거운동에 해당한다.

 

사진을 찍을 때 ‘브이자’를 그려서도 안된다. 

 

브이자 포즈의 경우 기호 2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따봉 포즈는 기호 1번을 연상시킬 수 있어 유권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후보자 비방글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것도 금물이다. 실제 지난 선거 때는 후보자 비방글을 4번 리트윗한 탓에 1,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은 유권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쯤 되니 갑 노릇도 은근 피곤하다. 

 

그러나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갑이 있을 때 4년의 계약기간 동안 갑에게 충성을 다하는 을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을의 행동에 따라 갑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약간의 불편함과 귀찮음을 감수하고서라도 단 하루, 갑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다.

 

출처 : 공무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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